간화선 세계화에 앞장… 현대인 정신건강 돌본다

동아일보

입력 2020-05-22 03:00 수정 2020-05-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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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가 꽃피는 세상] - 안국선원
1989년부터 ‘간화선 집중수행’ 실시… 국내외 3만명에 ‘깨달음의 기회’ 제공


안국선원장인 수불 스님은 해외에서 전통불교의 수행법인 간화선에 대한 특강과 함께 화두참선을 직접 지도해 왔다. 지난해 설립 30주년을 맞은 선원은 앞으로 간화선의 세계화를 위해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안국선원 제공
김홍근 동국대 불교학과 겸임교수
2020년은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기존의 세계질서가 급격히 무너지는 해가 되었다. ‘이분법적 분별’에 기반해 온 기존의 서구 물질문명이 비록 겉보기에는 화려했지만 코로나19에 의해 허망하게 무너지면서 내면이 허약한 껍데기일 뿐임이 드러난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는 새로운 정신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

현 세계는 새롭게 등장한 정보통신 기술과 인공지능 등의 4차 산업혁명으로 아날로그 시대는 저물고, 투명하고 보편적이며 오직 실력만을 중시하는 인터넷 디지털 시대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여기에 이번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그 전환은 더욱 빨라지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전대미문의 팬데믹 현상의 도전에 맞서 유연하고 순발력 있으며 지혜로운 응전을 해내는 ‘K방역’이라는 정신적 가치를 창출해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장차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세계를 리드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에서 한류가 새로운 가치로 부상하여 세계를 이끌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세계적으로 오리지널한 참선(參禪)의 가치를 지켜온 한국불교는 세계 정신계를 이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였다.

코로나19라는 물질적 바이러스는 인류가 오래전부터 앓아오고 있는 정신적 바이러스를 상기시킨다. 그 바이러스의 정체는 ‘이기주의적 에고’다. 이 바이러스는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분출시켜 인류를 분열시키고 자연을 피폐케 하며 세계를 파멸로 이끌고 있다. 그 인과응보로 바이러스의 대유행이 온 것이다. 이 엄중한 시기에도 강대국들은 지구적 협력을 모색하기는커녕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사분오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질적 바이러스는 물론 정신적 바이러스에도 무기력하게 함락당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신을 바로 세워야, 물질도 바로 선다.

선불교(禪佛敎)의 핵심은 이기주의적 에고를 극복하여 지혜와 자비를 실천하는 것이다. 선불교에는 인간 내면의 무명(無明)을 밝혀서 지혜를 깨닫게 하는 혁명적 가치가 깃들어 있다. 이 지혜는 세상이 분열되지 않고 온전한 한 덩어리라는 진실을 보게 한다. ‘세계일화(世界一花’)라는 말이 있듯이, 언제나 전체의 입장에서 개체들 사이에 조화를 이루는 지혜와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나와 남의 이분법적인 서구 물질문명을 넘어서 ‘자타 불이(不二)의 중도’라는 지혜를 터득하기 위해서는 이분법적 분별망상과 고정관념의 정신적 벽을 무너뜨려야 한다. 이기주의적 에고라는 정신적 바이러스를 치유하는 가장 강력한 백신은 역사적으로 붓다와 조사들이 증명해왔듯이 ‘깨달음과 그 실천’이다. 붓다와 조사의 정법에 따라 깨달음을 얻는 가장 효율적이고 쉬우며 빠르고 올바른 수행법은 한국불교의 전통적 정신문화유산이자 대한불교조계종의 공식 수행법인 간화선이다.

사해동포의 지혜와 자비를 실천하는 실질적인 수행법인 간화선이야말로 가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요청되는 가치 중의 하나다. 안국선원은 인류가 발견한 최고의 정신 건강법인 간화선을 현대에 맞게 착실히 되살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왔고 실제로 그 실적을 꾸준히 쌓아왔다.

부산 안국선원 전경. 안국선원 제공
1989년 설립된 안국선원은 지난 30년 동안 국내외의 수행자들에게 1주일간의 ‘간화선 집중수행’을 300여 회 실시하여 3만여 명에게 깨달음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현재는 국내의 서울과 부산, 해외의 미국, 중국, 뉴질랜드 등의 안국선원에서 수천 명의 불자들이 정진하고 있다. 안국선원이 실천해왔고 앞으로도 지향해갈 가치는 ‘깨달음의 대중화·생활화·세계화’다.

안국선원은 지난 30여 년을 한결같이 실행해온 ‘현대적 간화선 수행법’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인들은 물론 세계인들에게 널리 제공함으로써 인류 정신을 치유하는 백신의 역할을 성실히 해낼 것이다. 붓다의 자비 광명이 온 세계를 비추는 시절 인연이 도래하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정신적 르네상스를 창조하는 막중한 기대가 안국선원에 쏠리고 있다.

김홍근 동국대 불교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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