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제위기 이후 국가 신뢰의 위기 온다”

장윤정 기자

입력 2020-05-20 03:00 수정 2020-05-20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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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동아국제금융포럼]노벨경제학상 바네르지-뒤플로
“경제는 분명히 반등하겠지만 내부 안정성 심각한 도전 닥칠것”


“이번 위기가 지나가면 경제는 분명 반등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나라가 내부 안정성에서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는 19일 동아일보 채널A 주최로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계를 이렇게 전망했다.

바네르지 교수는 세계대전 패전국인 일본과 독일이 금세 재기에 성공한 것처럼 세계 경제도 연말이나 내년에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코로나와의 전쟁’이 휩쓸고 간 자리에 반(反)세계화와 국가 신뢰 추락이라는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에선 국가를 봉쇄하자거나 세계화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하는 반세계화주의자가 증가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일이다”고 했다. 또 “미국에선 대통령이 (책임 전가를 위해) 야당 주지사에 대한 주민 반대를 독려하며 내분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국가제도를 믿을 수 있는가”라고 했다. 그는 국가에 대한 신뢰 추락의 원인으로 의료체계 붕괴도 지목했다.

바네르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에는 경제성장률과 같은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코로나 피해층을 위로하고 보상함으로써 국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시장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시장을 믿는다고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며 시장 만능론을 경계했다.

코로나19가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뒤플로 교수는 “한국은 정부에 대한 공유된 신뢰가 있으며 이는 감염병 대처에 큰 자산이 됐다”며 “한국이 향후 코로나19 위기 해결에 좋은 모델을 제시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두 교수는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원격교육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제조공장으로서의 중국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는 등 중대한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8회째인 이번 포럼은 ‘위기의 시대, 한국 경제와 금융에 필요한 전략’을 주제로 진행됐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미국과 한국을 화상으로 실시간 연결하고 유튜브로도 생중계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축사를,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이 온라인 토론을 했다. 부부 경제학자인 연사들은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인 올해 포럼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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