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플로 교수 “감염병 처리 모범, 정부 신뢰하는 한국에는 기회될 것”

장윤정 기자

입력 2020-05-19 17:21 수정 2020-05-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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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와 채널A는 ‘위기의 시대, 한국 경제와 금융에 필요한 전략’을 주제로 2020 동아국제금융포럼을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개최했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가 온라인으로 특강을 했다.

“이번 위기가 지나가면 경제는 분명 반등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나라들은 경제 회복과 상관없이 내부 안정성이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는 19일 동아일보 채널A 주최로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계를 이렇게 전망했다.

바네르지 교수는 세계대전 패전국인 일본과 독일이 재기에 성공한 것처럼 세계 경제도 연말이나 내년에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코로나와의 전쟁’이 휩쓸고 간 자리에 반(反)세계화와 국가 신뢰 추락이라는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바네르지 교수는 “유럽에선 국가를 봉쇄하자거나 세계화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하는 반세계화주의자가 증가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일이다”고 했다. 또 “미국에선 대통령이 (책임 전가를 위해) 야당 주지사에 대한 반대를 독려하며 내분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국가 제도를 믿을 수 있는가”라고 했다. 그는 국가에 대한 신뢰 추락의 원인 중 하나로 의료체계 붕괴도 지목했다.

그는 “모든 국가들이 너무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하며 코로나19 이후에는 경제성장률과 같은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코로나 피해자’를 위로하고 보상함으로써 국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얼굴을 한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사회 시스템이 옮겨가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뒤플로 교수는 “한국은 정부에 대한 공유된 신뢰가 있으며 이는 감염병에 대처하는데 큰 자산이 됐다”라며 “한국이 향후 개도국과 빈민국의 코로나19 위기해결에 좋은 모델을 제시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로 8회째인 이번 포럼은 ‘위기의 시대, 한국경제와 금융에 필요한 전략’을 주제로 미국과 한국을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했다. 연사들은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인 올해 포럼에 참여하게 된 데 기쁘다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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