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속 한적한 자전거 여행길 어디 있을까

뉴스1

입력 2020-05-17 07:09 수정 2020-05-1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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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생태공원 산책로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없고, 공원 옆 자전거길을 이용하면 된다./ 뉴스1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면서 조심스럽게 야외 활동을 즐기고 싶다면 집 근처에서 자전거 여행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창밖으로 푸릇푸릇한 색감이 보이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자전거 타기 딱 좋은 계절이다.

서울관광재단은 사람과 사람 사이, 두 팔 간격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바람과 함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는 공원과 연계된 한적한 자전거길 4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집에 자전거가 없다면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대여해서 떠나도 된다. 따릉이 대여소는 전철역 출입구, 버스 정류장, 공원, 학교, 은행, 관공서 등의 주변 생활시설에 설치돼 있다.

◇옛 역사를 간직한 ‘경춘선숲길~화랑대 철도공원’

경춘선숲길은 2010년 폐선된 경춘선 철로 주변을 공원화한 곳이다. 월계동 녹천중학교에서 구리시 담터마을(서울 구리 시계)까지 약 6.3km 구간을 말한다.

이 구간을 자전거로 즐길 수 있다. 자전거를 왕복 2시간 이내로 탄다면 화랑대역이나 태릉역에서 출발해 화랑대 철도공원, 육군사관학교 앞, 경춘선숲길 철길, 삼육대 앞, 태릉, 강릉, 서울여자대학교 앞 등을 지나 화랑대역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이 자전거길은 쉬엄쉬엄 달리며 주변 명소를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전철 6호선 화랑대 전철역 2번과 7번 출구에 따릉이 대여소가 있다. 2번 출구 대여소 옆에는 경춘선숲길의 한 구간인 ‘시간을 거니는 철길숲길’ 공원이 자리했다.

약 1.9km 구간에 꽃길과 가로수길이 조성돼 있어 도심 속 공원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 공원 아래로 인도와 자전거길이 화랑로를 따라 나란히 이어진다.

반환 지점인 삼육대 정문 앞까지 쉼 없이 달려도 되지만, 화랑대 철도공원을 그냥 지나치기는 아쉽다. 2018년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었던 곳을 공원으로 탈바꿈한 곳으로 근대문화유산인 옛 역사를 경춘선 역사관으로 조성하고, 철로 주변을 화단과 조형물, 각종 열차로 꾸몄다. 밤에는 공원에 조명을 밝혀 ‘빛의 정원’으로 탈바꿈한다.

육군사관학교 정문을 지나 맞은편에 있는 서울여자대학교와 태릉, 태릉선수촌을 바라보며 달리면 옛 경춘선 철로와 만나는 구간에 들어선다. 철로를 사이에 두고 왼쪽은 자전거길, 오른쪽은 인도로 구분돼 있다.

경춘선숲길 자전거길의 백미 구간이다. 서울시와 경기도 구리시 경계에 다다르면 왼쪽으로 빠지는 길이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삼육대 정문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된다. 삼육대 정문 앞과 교내에도 따릉이 대여소가 있다. 화랑대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태릉과 강릉에 잠시 들러 산책을 즐겨도 좋다.

◇시원한 바람 맞으며 달리는 ‘성내천 자전거길~올림픽공원’

전철 2호선 잠실나루역 1번 출구에서 따릉이를 대여해 성내천 자전거길을 달리다 올림픽공원을 한 바퀴 돌고 되돌아오는 코스다.

‘서울책보고’ 뒤편에 성내천 자전거길이 있다. 잠실나루역에서 성내천 자전거길 진입까지 약 2분 정도로 걸린다. 이 자전거길은 성내천 제방에 조성돼 있다. 주민들이 애용하는 산책로이자 자전거길로서 지금은 녹음이 우거져 시원하게 가로수 터널을 달릴 수 있다.

도중에 성내천 양쪽 제방을 오갈 수 있는 육교 두 곳을 이용해 코스를 늘려도 좋다.

성내교 약간 못 미친 지점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내리막길로 내려가 성내교 밑을 통과하자마자 왼쪽 오르막길로 방향을 잡는다. 이 길이 성내천을 따라 마천동까지 이어진다.

올림픽공원을 둘러보려면 오른쪽 무지개다리를 건너 올림픽공원 북1문으로 들어가면 된다. 올림픽공원 안에서는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와 산책로를 공유한다. 산책로가 넓어 통행하는데 불편하지 않다.

해자 둘레 구간은 운전 미숙으로 빠질 위험이 있어 자전거 통행이 금지된다. 자전거 통행 금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으니 이곳만 주의하면 된다.

산책로를 따라 곰말다리쪽으로 가다 보면 백제 유적 몽촌토성을 오르는 길이 나온다. 아쉽지만, 몽촌토성 산책로는 자전거로 통행하기 어렵다. 대신 자전거로 몽촌토성 둘레를 돌면서 올림픽공원의 랜드마크인 나홀로나무, 음악분수, 88호수, 몽촌정 등을 감상한다.

5~6월에는 장미원에 국산장미 200여 종이 피어나 꽃놀이까지 즐길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지나는 ‘월드컵공원 둘레길’

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한강공원, 난지천공원으로 이루어진 월드컵공원의 둘레를 자전거로 돌아보는 코스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지나는 보석 같은 길이다.

하늘공원 입구와 노을공원 입구 사이의 경사로(하늘공원로) 구간만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다면 월드컵공원 자전거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따릉이 대여소는 월드컵경기장 1번 출구 앞에 있다. 월드컵경기장 앞에서 건널목을 한번 건너면 바로 평화의공원이다. 평화의공원에는 자전거길이 따로 있고 평지여서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기에도 좋다.

공원을 한 바퀴 돈 다음 월드컵육교를 통해 하늘공원 쪽으로 넘어간다.

월드컵육교를 건너면 맹꽁이 전기차가 통행하는 포장도로가 나온다. 강변북로 방면으로 조금 달라다 보면 1km 남짓 되는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나온다. 숲길이 그리 길지 않지만 제법 운치 있어 포토존으로 알음알음 소문났다. 아직은 호젓한 편이다.

메타세쿼이아 숲길 오른쪽에 넓은 길이 있으므로 자전거를 타기에 불편하지 않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더 오래 즐기고 싶다면 월드컵육교를 다 건너기 전에 왼쪽 숲길로 들어서면 된다.

이 길은 최근에 조성한 메타세쿼이아 숲길이며 기존의 메타세쿼이아 숲길로 연결된다. 다만, 자전거 전용 도로가 아닌 흙길 산책로이므로 자전거를 끌고 가며 숲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끝나자마자 하늘공원로가 나온다. 자전거 초보자에게는 난코스다. 5분 정도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면 노을공원 주차장 앞에서부터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내리막길은 난지천공원으로 연결된다.

난지천공원 산책로는 너른 평지 길이므로 신나게 달릴 수 있다. 난지천공원에서 자전거길을 따라 문화비축기지에 들르거나 바로 월드컵경기장역으로 되돌아오면 된다.

◇싱그러운 자연과 함께하는 ‘샛강생태공원 옆 자전거길’

샛강은 영등포와 여의도 사이에 흐르는 한강 지류다. 1997년 국회의사당에서 63빌딩에 이르는 약 4.6km 구간을 샛강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 창포원, 버들광장, 야생초화원, 생태연못, 관찰마루, 순환관찰로, 조류관찰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자연 생태계를 최대한 보전하기 위해 매점과 벤치는 물론이고, 동식물이 충분히 휴식할 수 있도록 가로등을 설치하지 않았다. 산책로도 흙길로 두었다. 덕분에 동식물 개체 수가 늘어나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새매, 솔부엉이 등이 살고 있다.

편의시설이 부족한 대신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어 자연과 교감하며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전철 1, 5호선 신길역에서 따릉이를 대여해 2번 출구 방면으로 가면 신길동과 여의도를 잇는 샛강다리가 보인다. 이 다리 위에서 보는 샛강생태공원의 전망이 매우 아름답다. 신록이 우거진 샛강생태공원 전경과 공원을 둘러싼 영등포, 여의도 일대의 빌딩숲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샛강다리와 연결된 나선형 계단을 통해 샛강생태공원으로 내려갈 수 있다. 샛강생태공원 흙길 산책로는 자전거 통행금지 구역이며, 공원 바로 옆의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샛강생태공원은 샛강이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끝나지만, 자전거길은 여의도한강공원과 연결된다. 여의도한강공원 자전거길까지 이어 달리면 여의도 둘레를 한 바퀴 돌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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