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식 선진 축산유통 시스템 도입… 엄격한 품질-위생 관리

황효진 기자

입력 2020-05-18 03:00 수정 2020-05-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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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신식품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협신식품 전경.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협신식품 전경.
㈜협신식품은 1972년 축산물작업장 설치허가를 받아 도축장 운영을 시작해 1978년 법인 전환을 통해 사세를 확장했다. 1998년 경기도로부터 안양시 농수산물 축산부 도매시장 개설 허가를 받아 안양시 축산물도매시장을 열어 운영하던 중 2002년 안양시 민영축산물도매시장으로 전환했다. 2012년에는 덴마크 SFK 시설 도입 등 작업장 현대화를 통한 선진국형 축산유통 시스템을 도입하고 지금까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해왔다. 도축부터 출하, 경매와 운송 등 신선유통 체인에 관심을 기울이며 국내 축산분야 발전을 이끌어온 주역 중 하나다.

이전까지만 해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던 축산물 도축과 유통 관리에서 변화를 더했다. 농가의 편리하고 안정적인 출하를 제공하기 위해 출하 예약제를 선도적으로 실시했다. 여기에 쾌적하고 넓은 계류시설을 완비하고 있어 도착 즉시 하차와 수탁이 가능한 점도 강점이다.

협신식품은 출하부터 도축, 경매, 가공, 운송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위생적인 설비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상주해 있는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의 엄격한 검사로 지육 신선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협신식품 김익환 회장은 “안정적인 축산 관리를 위해 계류시설은 약 1000평에 달하는 면적으로 확보했다”며 “더 나은 변화를 위해서 고민을 아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선진국식 도축은 높은 위생 수준과 복지 차원의 동물 관리, 품질 등을 두루 고민하는 시스템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선진 시스템으로 축산관리 수준 높여


2012년 기존 도축장 건물과 별개로 별도의 작업장을 신축하고 선진 자동화설비를 도입해 작업의 효율성과 위생 수준을 높였다. 최신 냉장설비를 갖춰 축산물 품질 면에서도 경쟁업체와 차별화하고 있다. 특히 자동화 설비는 선진국형 시스템 구축까지도 염두에 두고 덴마크 SFK사 제품을 도입한 점이 눈길을 끈다. 품질과 위생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잘 알려진 덴마크식 축산 노하우를 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협신식품은 더 나은 품질과 시스템 관리를 위해 검사 수준을 높이는 것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에서 파견된 검사관이 생축검사, 도축검사, 미생물검사, 잔류검사 등 협신식품에서 생산한 축산물에 대해 엄격한 검사를 하고 있다. 등급 판정에서도 축산물 품질평가원 경기지원 소속 등급사가 규정에 의해 공정하고 정확하게 등급을 판정하고 있다.

경매에 있어서도 시스템을 적용해 관리 수준을 한 차원 더 끌어올렸다. 김 회장은 “현재 전 경매 과정이 자동화돼 있어 신속하고 정확한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식응찰기를 부착한 51개의 중매인 좌석을 갖추고 있으며 2대의 전광판으로 경매 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 거래 금액의 위탁, 매도, 정산의 전산화로 경매 후 판매(경매) 대금의 정산도 신속하게 이뤄진다.

운송도 까다롭게 관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육 신선도 유지가 도매시장의 생명과도 같다”는 경영 원칙을 가지고 있다. 현재 직영으로 운송 차량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수 시설은 물론 완벽한 냉장시설을 갖춰 신속하게 배달 중이다.

부위별 판매 서비스도 차별화 포인트다.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발골, 부위별 정형, 포장(냉장·냉동) 등 생산 및 반출할 수 있는 시설을 완비했으며 필요할 때 원하는 부위를 박스 단위로도 구입할 수 있다.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서비스 수준을 높여가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한편 폐기물 처리에도 혁신 기술을 도입했다. 2018년 12월 도입한 폐기물자원화 시설은 80도 정도에서 수분을 감소시켜 악취 발생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친환경적 폐 수슬러지 감량화 공법이 접목됐다. 폐기물슬러지의 함수율을 80% 이상에서 평균 57%로 20% 넘게 줄여 슬러지 자원화를 이뤄냈다. 축산물 관리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라면 안양시의 협조 속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직원 만족도·전문성도 함께 높여 나가


협신식품이 축산물에 대한 시스템 관리만큼이나 중요시 여기는 게 바로 직원 교육과 전문성 향상이다. 김 회장은 “직원들과의 상생 및 발전을 위해 20년 이상 도급제로 경영하고 있으며 직원들 복지에도 항상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축산문화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우 품평회가 대표적이다. 퓨리나사료가 주최하고 협신식품이 후원하는 행사다. 퓨리나 한우사랑 품평회는 한우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우 전문가들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이는 자리다. 생산 농가는 2년 넘게 정성스럽게 키운 최고 가치의 한우를 생산하는 보람과 기쁨을 누리고 유통업체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차별화된 한우를 공급할 수 있는 한우 생산 농가들의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퓨리나 한우사랑 품평회는 한우의 가치를 바로 알리는 행사의 장으로 일컬어진다. 한우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농장부터 최종 소비자까지 이어지는 연관 산업의 모든 사람이 협력해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소신이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진행했던 품평회는 축산인의 자부심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았다”며 “한우사랑 퓨리나 품평회는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협신식품의 도축 선진화 시설

위생채혈 시스템
혈액과 외부 접촉 차단으로 오염이 없으며 혈액 냉각기를 사용해 3도로 냉각해 혈액의 신선도 유지


스팀 탕박기
스팀을 공급해 고온(62∼63도)의 공기를 순환시켜 도체를 탕박해 탕침이나 스프레이 방식보다 교차오염의 우려가 없음


스팀석션
진공, 스팀 기능을 이용해 지육 표면의 오염물질을 손쉽게 제거하며 세균 제어에 효과적임


이분도체
전자동으로 지육을 분할하는 장치로 다양한 도체의 길이에 사용할 수 있으며 사이클마다 자동세척돼 위생적인 작업이 가능


내장 적출기
다양한 도체의 길이에 사용할 수 있으며 내장 파손을 방지하고 내장 수율상승



▼ 김익환 회장 인터뷰 ▼
“현장 인력난 심각 도축업계 살리는 제도적 대책 필요”
㈜협신식품 김익환 회장은 “도축업이 예전과 달리 힘들어져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퓨리나사료와 함께 한우사랑 품평회를 개최하는 등 업계 발전을 위한 활동에 나서온 김 회장은 업계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1980, 90년대에도 도축업은 힘든 일로 꼽혔지만 그래도 당시엔 젊은 직원들이 많이 근무했고 새로운 인재의 수혈도 제때 이뤄졌는데 요즘은 현장에 60, 70대 인력만 남았을 정도로 인력 수급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인력 수급난이 자칫 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인력이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젊은 청년 인재가 올 수 있는 업계 환경을 만들고 협신식품에도 젊은 고객들이 올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회장은 1980년대까지 정부·지자체 도축두수를 관할하다 1990년대 들어 도축두수가 자율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치열해지고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도축두수를 자율화하더라도 원가 분석 등 철저한 검토를 통해 가격의 상하한가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한가격을 정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그는 “제도적인 대책 마련을 통해서 업계를 살리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며 “어려워진 업계를 살리려는 노력에 협신식품도 동참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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