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이어 OLED 넘보는 中… ‘한국 기술자 모집’ 대놓고 공고
임현석 기자
입력 2020-05-13 03:00 수정 2020-05-13 03:00
BOE, 충칭에 6세대 OLED 증설… HKC, 후난성에 5조원 시설 투자
한국 기술 4, 5년 앞서있지만 저가공세 치킨게임 재현 우려
“이젠 노골적으로 (인력을) 빼가겠다는 거죠. 중국 업체들이 알음알음 수소문해 국내 기술자들과 접촉했는데, 대놓고 공고까지 올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달 말 국내의 한 채용 사이트에 ‘대면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 경력 기술자를 모집한다는 중국 업체의 공고가 올라오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가 내놓은 반응이다. 해당 공고는 10년 이상인 기술자를 모집한다며 중국 현지 근무에 1억 원 이상 연봉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굴기를 꿈꾸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국내 업체가 선도하는 대형 OLED 시장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앞세워 추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대규모 국내 인력 채용을 시작으로 차세대 먹거리마저 뺏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업계에선 긴장감이 부쩍 높아지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대표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소형부터 대형에 이르기까지 OLED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투자 계획을 줄줄이 밝혔다. 한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증설을 미루던 중국업체 HKC가 최근 후난성에 대형 OLED 생산라인 구축에 들어가면서, 현지에선 내년 1분기(1∼3월)엔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HKC가 대형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을 위해 들이는 비용은 약 320억 위안(약 5조5196억 원)에 달한다. 중국 BOE 역시 OLED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충칭에서 6세대 OLED 라인 증설에 나서는 한편, 기존에 투자 계획을 세워두고 있던 다른 생산라인에 대해서도 대형 OLED 설비 구축을 추진한다는 보도 등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도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에 대형 OLED 패널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등 공격적으로 투자 중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본격 양산이 당초 올 1분기에서 늦춰지는 등 발이 묶인 상태다.
업계에서는 대형 OLED 시장을 선도하는 LG디스플레이와 기존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약 4, 5년 수준으로 평가한다. 일각에서 “아직은 기술 격차가 존재하고, 대형 OLED 시장이 확대되는 것이 나쁠 것 없다”라는 반응도 나오는 이유다. TV 시장에서 주류가 LCD에서 OLED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 여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이 국내 경력 기술진을 빼간 뒤 어느 정도 수율을 확보한 다음 저가 공세에 나서는 LCD발 치킨게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자국 TV 제조업체에 상대적으로 납품 이점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어떻게든 중국 업체에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호섭 선문대 디스플레이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투자를 통해서 OLED 분야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국내 기술 인력에 대한 대우를 높이는 등 다각적인 시각에서 신사업 육성에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한국 기술 4, 5년 앞서있지만 저가공세 치킨게임 재현 우려
“이젠 노골적으로 (인력을) 빼가겠다는 거죠. 중국 업체들이 알음알음 수소문해 국내 기술자들과 접촉했는데, 대놓고 공고까지 올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달 말 국내의 한 채용 사이트에 ‘대면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 경력 기술자를 모집한다는 중국 업체의 공고가 올라오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가 내놓은 반응이다. 해당 공고는 10년 이상인 기술자를 모집한다며 중국 현지 근무에 1억 원 이상 연봉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굴기를 꿈꾸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국내 업체가 선도하는 대형 OLED 시장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앞세워 추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대규모 국내 인력 채용을 시작으로 차세대 먹거리마저 뺏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업계에선 긴장감이 부쩍 높아지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대표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소형부터 대형에 이르기까지 OLED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투자 계획을 줄줄이 밝혔다. 한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증설을 미루던 중국업체 HKC가 최근 후난성에 대형 OLED 생산라인 구축에 들어가면서, 현지에선 내년 1분기(1∼3월)엔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HKC가 대형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을 위해 들이는 비용은 약 320억 위안(약 5조5196억 원)에 달한다. 중국 BOE 역시 OLED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충칭에서 6세대 OLED 라인 증설에 나서는 한편, 기존에 투자 계획을 세워두고 있던 다른 생산라인에 대해서도 대형 OLED 설비 구축을 추진한다는 보도 등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도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에 대형 OLED 패널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등 공격적으로 투자 중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본격 양산이 당초 올 1분기에서 늦춰지는 등 발이 묶인 상태다.
업계에서는 대형 OLED 시장을 선도하는 LG디스플레이와 기존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약 4, 5년 수준으로 평가한다. 일각에서 “아직은 기술 격차가 존재하고, 대형 OLED 시장이 확대되는 것이 나쁠 것 없다”라는 반응도 나오는 이유다. TV 시장에서 주류가 LCD에서 OLED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 여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이 국내 경력 기술진을 빼간 뒤 어느 정도 수율을 확보한 다음 저가 공세에 나서는 LCD발 치킨게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자국 TV 제조업체에 상대적으로 납품 이점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어떻게든 중국 업체에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호섭 선문대 디스플레이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투자를 통해서 OLED 분야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국내 기술 인력에 대한 대우를 높이는 등 다각적인 시각에서 신사업 육성에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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