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쉬는 기업 ‘직원 빌려주기’로 윈-윈

임보미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입력 2020-05-05 03:00 수정 2020-05-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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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턴호텔서 일시해고된 근로자, 협력업체 아마존서 단기 고용
타격 큰 숙박-바빠진 배달 손잡아
고용안정-비용절감 ‘노사 만족’
中서 시작… 獨-日 기업 등으로 확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세계 산업계에 ‘직원 공유’ 바람이 불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임시 휴무에 돌입한 기업들이 자사 직원을 한시적으로 다른 기업에 빌려주는 형태다. 기업은 비용 부담을 덜고 근로자도 실업 위험을 해소할 수 있어 ‘윈윈’으로 평가받고 있다.

직원 공유는 코로나19 타격이 큰 숙박, 외식, 유통업계와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는 온라인 유통, 택배, 음식배달 업계 사이에서 특히 활발하다. 전자는 사람이 넘치고 후자는 부족해서 고민인 상황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직원 26만 명에게 90일 일시해고, 감봉, 근무일수 조정 등을 단행한 미국 호텔체인 ‘힐턴’은 3월 하순 일찌감치 직원들의 파트너사 임시 채용을 알선해주는 웹사이트를 열었다. 이에 참여한 협력업체는 미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 물류업체 페덱스, 약국체인 CVS 등 80여 개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일손이 부족해진 이 기업들은 힐턴 직원 약 20만 명을 단기 채용할 뜻을 밝혔다. CVS는 힐턴뿐 아니라 또 다른 호텔체인 매리엇과도 직원 공유를 진행하고 있다. 매리엇 역시 3월 미 본사 직원의 약 3분의 2인 4000명에게 60∼90일의 일시해고를 통보했다.

직원 공유의 선구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산하의 슈퍼마켓 체인 ‘허마셴성(盒馬鮮生)’이다. 허마셴성은 2월부터 40개 외식 및 택시업체의 자택대기 직원 5000여 명을 임시 채용했다. 중국 정부도 다른 기업에 이런 직원임대 협약을 권장했다. 이로 인해 3월 말 기준 중국에서만 약 400만 명이 일자리를 다시 얻었다.

독일 정부도 최근 기업 간 직원 교류를 권장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독일 대형 할인마트 업체 알디는 3월 자국 내 맥도널드 직원을 임시 채용하기로 했다.

일본 대형 유통업체 이온이 운영하는 식품전문 매장 ‘마이바스켓’, 식료품 배달전문 앱 ‘데마에칸(出前館)’도 최근 외식업체에서 해고된 직원을 배달 직원으로 임시 채용했다. 야마다 히사시(山田久) 일본종합연구소 부이사장은 니혼게이자이에 “실업 급여는 정부 재정에도 부담을 안긴다”며 정직원의 타사 임시 파견 근무를 허용하지 않는 현 체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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