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호텔업계 ‘질식사’ 위기 탈출하나…“5월·황금연휴 중대 분수령”

뉴스1

입력 2020-04-29 10:57 수정 2020-04-2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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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화창한 휴일을 맞아 대구 달서구 놀이공원 이월드를 찾은 시민들이 놀이기구 대기선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News1 공정식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유통·서비스 업계가 ‘황금연휴’를 계기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최장 6일간 이어지는 이번 연휴에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다양한 할인행사와 이벤트 등을 선보이고 있다.

◇유통업계 “5월 특수 잡아라”…긴급재난지원금, ‘가뭄 속 단비’ 기대

2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줄어든데다 완연한 봄기운까지 겹치며 지난 주말 나들이객이 부쩍 늘었다. 그동안 미뤄왔던 쇼핑·여가 등 ‘보상소비’가 일어났을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됐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밖이었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지난 주말인 24~26일 매출이 전주대비 2.2% 감소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13%와 14.1% 줄었다.

지난 주말 도심 백화점이나 교외 대형 쇼핑몰을 찾은 이들은 늘었지만 이들의 ‘지갑’은 열리지 않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아직 미국과 유럽 등은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해외 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 특성상 해외시장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않았던 이유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번 주를 기점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는 30일 부처님오신날부터 5일 어린이날까지 최장 6일간의 연휴가 이어진다. 여기에 5월은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날 등으로 선물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

정치권이 우여곡절 끝에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들어가기로 합의하면서 늦어도 5월 중순쯤 전국민 대상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입장에서는 재난지원금이 ‘가뭄 속 단비’다.

이미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경기도의 경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2∼24일 도내 자영업자 488명을 대상으로 재난기본소득 효과를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1%가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된 지난 9일 이후 전월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증가 폭은 ‘5∼10%가 늘었다’는 응답이 39.3%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30%가 늘었다’는 응답은 12.1%, ‘30∼50% 늘었다’는 응답은 3.9%, ‘절반 이상 늘었다’는 응답은 0.8%였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지난 23일 전국 주요지역 자영업자 55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월 셋째주 평균 매출액 조사에서도 경기도의 경우 매출이 95%까지 회복됐다. 이는 서울 84%, 부산 89%, 제주 77%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호텔·리조트 ‘급변’…연휴 ‘반짝회복’ 그칠라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인 곳은 여행·관광 관련 업계다. 특히 해외 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황금연휴 기간 제주 등 국내 주요 관광지로 가족 여행을 떠나려는 고객들이 부쩍 늘어났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따르면 30일부터 5월4일까지 객실 가동률(예약률)은 리조트 전체 평균 87%, 호텔은 최대 70%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부산 해운대의 경우 100% ‘완판’을 기록하고 있으며, 쏘라노(설악)는 97%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거제 벨버디어 역시 95%, 제주는 85%다.

3~4월 공실률이 90%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불안요소도 적지 않다. 현재로선 연휴를 제외한 기간과 주요 관광지 리조트·호텔의 경우 가동률이 여전히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금연휴 기간만 ‘반짝’ 회복세를 보인 후 다시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호텔·관광업계는 이번 연휴 뒤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난다면 ‘코로나 재확산’의 온상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때문에 비어있던 객실이 가득차도 마음은 편하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휴 기간 동안 투숙객이나 직원들의 코로나 확진을 막는 것이 최우선 화두”라며 “이를 위해 고객별 체크인 시간 조절, 차량에 탑승한채 발열 체크 등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악화일로’ 영화관, 연기작 개봉에 ‘기대감’…놀이공원도 “황금연휴 기대”

영화관은 여전히 ‘악화일로’다. 4월26일 기준 한 달 관객수가 74만8312명에 불과해 최악으로 기록됐던 지난 3월 183만4453명의 40% 수준에 그쳤다.

영화산업은 올해 들어 ‘역대 최악’의 기록을 달마다 경신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2월 기생충과 경쟁했던 아카데미 수상작들인 ‘작은아씨들’, ‘1917’ 등은 물론 국산 기대작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등 기대작들이 잇따라 개봉했지만 관객수는 737만2110명으로 지난해 동기(2679만8567명)보다 ‘3분의1 토막’이 났다.

영화산업의 최대 변수는 흥행 기대작 등 ‘콘텐츠’라는 기존 공식을 코로나 여파가 깨버린 것이었다.

코로나 사태가 주춤하니 이번에는 다시 ‘콘텐츠’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 2월부터 무기한 연기됐던 신작들의 개봉이 여전히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민들의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4월 들어 본격화된 ‘고강도 사회두기’ 방침에 따라 영화관내 객석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등 제약이 뒤따른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영화관 또한 5월이 회생 여부를 가를 중대 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주부터 5월 중순까지 미뤄졌던 신작들이 줄줄이 개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CGV가 3월말부터 영업중단에 들어간 35개 극장 영업을 재개하고, 메가박스도 11개 지점에서 영업을 재개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신작은 아니지만 29일 ‘기생충 흑백판’을 신호탄으로,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유년 시절을 그린 ‘저 산 너머’ 등이 30일 개봉한다. 5월21일 개봉이 확정된 국산 블록버스터 ‘침입자’까지 신작들의 성적표가 향후 영화관의 회생 여부를 가를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에버랜드·롯데월드 등 놀이공원(테마파크) 또한 예상외로 눈에 띄는 반등은 없었다. 각 놀이공원의 지난 주말 입장객은 전 주나 전월 주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놀이공원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80~90% 급감한 상황이 지난달부터 지속되고 있다. 나들이객 증가가 놀이공원 등의 유입으로는 직결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한 관계자는 “4월 중순 이후 야외 활동객이 많아지고 방문객이 소폭 상승할 때도 있지만 확실한 증가세에 있다고 볼 수 있을만큼 유의미한 통계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이번 주 황금연휴 추세와 다음 달 사회적거리두기의 생활방역 전환 여부 등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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