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차 ‘휘청’ 가만보니 GVC 활용 높은 업종…대책은?

뉴스1

입력 2020-04-24 13:58 수정 2020-04-2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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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가치사슬(GVC·글로벌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면서 GVC 의존도가 높은 전자, 자동차산업 피해도 커지고 있다. 공급망 하나가 마비되면 전체가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위기관리 관점에서 GVC 취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24일 코트라(KOTRA) 미국 워싱톤무역관은 ‘코로나19가 불러올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 보고서를 통해 시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올해 세계 상품 교역량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트라가 인용한 세계무역기구(WTO)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글로벌 상품 교역은 비관적으로 볼 경우 31.9% 급감하고, 낙관적으로 보더라도 12.9% 감소할 전망이다.

지역별로 북미와 아시아 교역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업종별로 GVC 활용 비중이 높은 전자, 자동차 업종에서 최다 피해가 예상된다.

실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통관통계분석(Panjiva)을 보더라도 미국의 올해 2월 대(對)중국 수입이 전년 대비 3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을 벌이다가 지난 1월에 이룬 1단계 무역합의에 따라 월평균 119억달러로 기대됐던 미국의 2월 대중국 수출은 4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가뜩이나 미중 분쟁으로 교역이 위축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후 중국 경기둔화까지 겹치면서 중국의 대미 대형 평면TV 수출은 78.6%가 쪼그라들었고, 미국의 대중 자동차 수출 감소율은 54.9%에 달했다.

코로나 사태로 ‘제조업 마비현상’이 전 세계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나면서 그동안 견고한 것으로 인식돼 온 GVC의 위기관리 허점 발생 등 구조적 한계를 노출했다고 코트라는 짚었다.

이정민 미국 워싱톤무역관은 “집중화되고 경직된 공급체인은 교통, 유통·물류, 생산 등 일시적 또는 국지적 혼란에 취약해지는 상황을 초래했다”며 “특히 이번 사태로 GVC의 과도한 대중국 의존도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대두됐다”고 봤다.

그는 그러면서 “전 세계 국가들이 보호무역장치를 가동함으로써 국제 생산협업 체제에 대한 불신을 확산시키고 있다”며 근거로 유럽연합(EU)의 의료물자 수출통제, 미국의 ‘바이아메리칸’ 강화, 국방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 발효 등을 예로 제시했다.

GVC은 비용 절감을 위해 상품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행해지는 국가 간 분업화를 의미한다. 일본에서 소재를 수입해 중요부품은 한국에서 가공한 후 중국에서 완성품을 만들어 미국에 판매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비용이 아닌 위기관리의 관점에서 GVC 전략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년 내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의존도가 하락하는 만큼 이에 대한 다각화 전략도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의 GVC 전문가 빅 비야스 교수는 “앞으로 GVC에 닥칠 변혁은 크게 차이나 디커플링(단절), 수요에 근접한 역내(on-shore) 현상, 공급체인 단위(nodes)의 분산화(diversification) 등 3가지로 요약된다”며 “기업들은 위기관리의 관점에서 GVC 전략을 재설계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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