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살찌면 위험…방역당국 “담배 끊고 살 빼야”

뉴스1

입력 2020-04-24 05:44 수정 2020-04-2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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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역당국이 흡연과 과체중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지목하며 적절한 관리를 요청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생활방역이 강조되면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강조한 것이다.

방역당국의 이러한 언급은 오는 가을과 겨울쯤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가능성을 염두하고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3일 중대본 정례브리핑을 통해 “흡연과 비만이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며 금연과 체중관리 등 건강한 생활에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이어 권 부본부장은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면 이겨내지 못할 감염병은 없다”며 “조기 발견, 치료로 코로나19 위험요인인 기저질환 관리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보건당국 “중환자실 입원 코로나 환자 73.4%가 비만”

비만이 코로나19에 취약한 고위험군인 사례는 해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데릭 힐 런던대학교 교수는 이달 초 “여성보다 더 많은 남성이 증세가 더 심각하며 과체중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더 높은 위험에 처해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영국 집중치료감사연구센터(ICNARC)는 중환자실에서 치료중인 코로나19 환자들의 73.4%가 과체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ICNARC의 이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 환자는 치료를 받은 후에도 회복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체질량지수(BMI)가 25 미만인 환자의 56.4%가 회복한 반면 BMI지수 30이 넘는 환자들은 42.4%만 퇴원할 수 있었다.

BMI 지수는 키와 몸무게를 이용해 비만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체중(kg)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BMI지수가 30 이상이면 대사질환의 위험도가 높은 병적비만으로 판단한다.

프랑스 피티에 살페트리에병원의 마티유 슈미트 박사는 “소생술을 진행한 환자 중 과체중인 환자 비율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언급했다.

현재까지 비만 환자의 증세가 더 나쁜 원인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만 환자들이 당뇨와 고혈압이 있을 확률이 높다는 점을 들고 있다. 당뇨와 고혈압은 코로나19 사망자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기저질환이다.

◇흡연자 감염 시 비흡연자대비 중증으로 악화위험 14배 높아

흡연자는 담배를 피우는 과정에서 감염 확률이 올라가며 감염 이후에도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권준욱 부본부장은 이달 초 흡연자를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추가하며 “흡연자의 경우 얼굴과 호흡기 계통에 손이 자주 접촉된다는 위험성 때문에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흡연자가 궐련을 한 개비 피울 때마다 손을 사용해 궐련필터를 입에 넣는다. 또한 손가락이 오염물질과 접촉했다면 이 오염물은 담배 필터를 통해 흡연자의 입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다른 원인으로는 흡연이 일상적으로 폐에 손상을 가져오는 만큼 코로나19에 감염된 흡연자는 폐 기저질환을 앓는 환자처럼 병세가 더욱 심각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중국에서는 코로나19가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14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흡연의 위험성은 비단 궐련뿐 아니라 전자담배도 마찬가지다.

스탄튼 글란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 교수는 지난달 31일 대학 내 학술지에 게재한 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폐를 공격하기 때문에 담배나 마리화나를 피우거나 베이핑(전자담배 흡연)을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감이나 다른 감염에 노출되면 일반 흡연이나 베이핑으로 인한 부작용이 비 흡연자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증 감염, 비패혈증 또는 둔상 등의 위험요소를 가진 상황에서의 흡연은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의 발생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다.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폐렴 악화로 염증성 물질들이 폐조직을 손상해 ARDS가 나타나기 쉽다. ARDS가 나타나면 자가 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기를 기도에 삽입해 치료를 받게 된다.

글란츠 교수는 전자담배의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의 발전 여부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전자 담배에서 나오는 에어로졸은 노출 시 폐 세포에 해를 끼치고 감염에 대한 반응 능력이 저하된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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