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바이러스 퇴치에 앞장선 빌 게이츠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입력 2020-04-22 03:00 수정 2020-04-22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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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과학자와 제약회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51·여)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19의 유전물질(RNA) 전체(전사체)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와 공동 연구로 코로나19를 유발하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 고해상도 유전자 지도를 완성한 것입니다. 연구 결과는 이례적으로 빠른 심사 과정을 거쳐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Cell) 온라인 판에 게재됐습니다. 향후 코로나19의 치료제와 백신 개발의 열쇠가 확보된 셈입니다.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 셀트리온은 코로나19를 무력화하는 14개의 항체 후보군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7월 중 인체 투여 임상시험을 거쳐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미국 제약업체 비어(Vir)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우리나라 바이오제약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치료제 위탁생산 파트너로 지정했습니다. 올해 비어의 임상시험이 끝나면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치료제가 대량생산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65·사진)의 행보가 눈에 띕니다. 그는 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앞으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공동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12일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 언론매체에 특별 기고문을 보내 “코로나19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며 부유한 나라들의 책임감 있는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게이츠는 주요 20개국(G20)에 3대 과제를 제시하며 공동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그가 제시한 3대 과제는 △마스크, 진단키트 등 구호 장비의 효율적 배분 △백신 연구개발 기금 투자 △백신 개발 후 공평한 분배를 위한 계획 마련 등입니다. 그는 “각국 지도자들은 백신 개발에 필요한 연구개발 기금에 투자해야 한다”며 의미 있는 공여 약속을 주문했습니다. 또 백신의 가격이 중요한 문제라며 “어떠한 코로나19 백신이든 ‘세계적인 공공재’로 다뤄져야 하고 적정한 가격으로 모두가 접근 가능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게이츠는 2000년 본인과 아내의 이름을 딴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만들어 전 세계 백신 개발과 보급, 개발도상국 지원에 많은 자금을 지원해왔습니다. 이 재단은 2월 초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1억 달러(약 1182억 원)를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백신 개발에 앞장서는 제약회사에도 거액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게이츠는 줄곧 인류를 공동운명체로 보고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그간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자국 방역에만 집중하던 개별 국가의 대응과 대비됩니다. 심지어 일부 국가는 곡물 수출을 중단하며 비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구촌이 연대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이츠가 남다르게 보입니다. 바이러스 퇴치에 앞장서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게이츠에게서 글로벌 리더의 자질을 발견하게 됩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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