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교체-노선 신설… 철도차량 업계 ‘특수’ 기대감

서형석 기자

입력 2020-04-21 03:00 수정 2020-04-21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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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교통公 노후차 교체 준비… 도시철도 물량 4년내 3조 발주 예정
총선서 철도 확충 공약도 봇물, 현대로템 다원시스 우진산전 등 호재
“신규 사업 수익성 높이는게 관건”


철도차량 업계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약 3조 원으로 추산되는 도시철도 차량 수주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서 현대로템이 선보인 수소전기 트램. 동아일보DB
정부의 노후화된 철도차량 교체 계획과 4·15총선에서 철도교통 확충을 공약으로 내건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대거 당선으로 철도차량 업계에 모처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4년까지 발주 예정된 도시철도 차량 물량이 3조74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지하철과 광역철도를 모두 포함한 것이다. 노후차량 교체 물량이 2조3977억 원으로 가장 많고, 신규 노선 투입 물량도 5751억 원에 이른다. 국내에서 철도차량을 만드는 현대로템, 다원시스, 우진산전 등 3개 사는 수주 특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경부선에서 탈선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수도권 전철 1호선 전동열차는 1996년 출고돼 교체를 앞둔 노후 차량이었다. 주행 장치에 들어가는 베어링이 낡아 파손된 것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노후 차량 교체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지난해 9월 기준 코레일이 보유한 전동열차 2583량(1량은 열차의 1칸) 중 44.2%가 20년이 넘은 노후 차량이었다. 서울교통공사, 부산교통공사도 20년이 넘은 차량들의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4·15총선에서 철도 중심의 광역 대중교통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대거 당선된 점도 철도차량 업계에는 호재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을 비롯해 신분당선과 신안산선, 서해선, 충청권 광역철도 등 기존 사업은 물론이고 새로운 사업 추진도 공론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신규 노선 물량이 국토부가 추산한 5751억 원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서울 지하철 9호선, 김포골드라인 등 기존 노선의 혼잡을 개선하기 위한 물량도 약 1020억 원에 이른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업계 맏형 격인 현대로템은 철도부문에서 2018년 470억 원, 지난해 2595억 원 등 2년 연속 손실을 냈다. 회사 전체로는 지난해 2799억 원 적자가 났다. 수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에서 최저가 입찰제로 인한 저가 수주 경쟁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2018년 1량당 평균 16억 원이었던 현대로템의 내수 철도차량 수주 가격은 지난해 13억 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수출물량은 같은 기간 20억 원에서 28억 원으로 올라 국내에서의 손실을 일부 메우고 있다. 또 2011년 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이집트, 뉴질랜드, 대만 등에서 철도시설 유지보수 사업을 따내는 등 사업영역을 다각화한 점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1월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현대로템은 신규 수주사업에서 수익성을 검증하는 ‘투명수주심의위원회’를 하반기 중 출범한다고 20일 밝혔다. 사내임원과 사외이사들이 입찰 전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 수주를 해놓고도 손실로 이어지는 걸 막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재 수주잔량이 7조3000억 원가량 남아있고, 해외 수주 또한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철도차량 수주와 함께 철도시설 유지보수 역량을 강화해 사업 전체의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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