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제조기…새 역사 쓰는 ‘경마 여제’ 김혜선 기수

정용운 기자

입력 2020-04-17 05:45:00 수정 2020-04-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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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기수 최초로 프리 선언과 대상경주 우승을 달성한 김혜선 기수는 개인통산 283승을 기록 중인 ‘한국경마의 여제’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한국경마판 라라걸’ 김혜선 기수를 아시나요?

女기수 첫 프리 선언·대상경주 우승
남자 기수에 뒤지지 않는 기량 자랑
300승까지 -17…출산 후 복귀 예고

2015년 11월 3일, 세계 최대의 경마 경주 중 하나인 멜버른 컵에서 155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기수가 왕좌에 올랐다. 주인공은 낙마사고로 인한 전신마비를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한 기수인 미셸 페인이다.

15일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라라걸’은 멜버른 컵 우승 기수인 미셸 페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고난과 역경을 뛰어넘어 멜버른 컵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드라마틱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멜버른 컵은 매년 11월 첫째 주 화요일에 호주 멜버른시 플레밍턴 경마장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경마 축제 중 하나로 ‘호주를 멈추는 경주(The Race Stops a Nation)’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전 세계 경마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경주다. 총 620만 호주달러(약 55억 원)의 상금을 놓고 24두의 말들이 대결하는 경주에서 미셸 페인은 뉴질랜드산 말인 ‘프린스 오브 펜젠스’를 타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멜버른 컵에서의 기적처럼 한국 경마에서도 자신만의 실력으로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여성 기수가 있다. 김혜선 기수는 2017년 6월 11일 열린 제18회 코리안오크스 경주에서 ‘한국판 라라걸’을 완성했다. 3세마의 여왕을 가리는 경주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16마리의 말들이 출발대 앞에 섰다. 김혜선 기수가 기승한 420∼430kg의 작은 말 ‘제주의하늘’의 우승을 점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제주의하늘’은 초반 레이스에선 후미에서 힘을 쓰지 못했으나 4코너를 지나 조금씩 치고 나갔다. 최종 결승선에서 머리 차 간발의 승부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혜선 기수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2009년 데뷔해 2013년 여성 기수 최초로 프리를 선언했다. 남자 프리기수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기량을 선보이며 데뷔 후 10년도 채 되지 않은 시기에 ‘여자 기수 최초 대상경주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대상경주를 계기로 한 단계 성장하는 기수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감과 함께 환희와 감동의 눈물을 보였다.

현재 그는 박재이 기수와 결혼해 출산을 앞두고 있다. 개인 유튜브 채널인 ‘슈퍼땅콩 김혜선’을 통해 팬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한다. 최근에는 그동안 받았던 트로피와 상패로 기수 생활을 돌아보는 콘텐츠를 게시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의 공정 대상, 코리안 오크스, 100승과 200 승 기념 트로피까지 어느 것 하나 베스트로 뽑을 수 없을 정도로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다고 했다.

개인통산 283승을 기록 중인 김혜선 기수는 얼마 남지 않은 300승을 이루기 위해 출산 이후 기수로 복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한 조교사로서의 꿈에 계속 도전하겠다는 당당한 포부도 전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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