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소비’ 캠페인도 경기도가 하면 ‘남달라’

구자홍 기자

입력 2020-04-17 03:00 수정 2020-04-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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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극복, 농업이 희망이다]
코로나19 피해 농가 돕기 캠페인 통해 248t 농산물 11억2656만 원어치 판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행한 초중고 개학 연기는 학교 급식 납품을 기대하며 농작물을 재배해온 농가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뜻하지 않게 판로가 막히는 바람에 겨우내 애써 키운 농작물을 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 3월 초, 개학 연기에 따른 농가 피해 현황 파악에 나선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관계자들은 농민들로부터 “재배 기간이 길고 비교적 고가 품목인 딸기는 바로 소비되지 않으면 모두 썩는다”며 “도와줄 수 있으면 딸기가 제때 소비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어떻게 하면 시름에 빠진 농가를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공동구매’를 기획했고, 즉각 ‘친환경 딸기 소비 캠페인’에 돌입했다. 3월 9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친환경 딸기 소비 캠페인을 통해 경기도는 딸기 9500kg을 모두 판매하는 실적을 거뒀다.


‘친환경농산물꾸러미’


공동구매에 대한 높은 호응을 확인한 경기도는 가장 많이 소비되는 농산물 11종을 모아 ‘친환경농산물꾸러미’를 만들어 판매에 나섰다. 처음에는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이 운영하는 ‘카카오플러스 친구’를 통해 주문을 받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친환경농산물꾸러미’를 소개하자마자 2시간 만에 준비한 5000상자가 완판됐고, 이후 주문이 쇄도해 총 6366상자를 배송하는 것으로 1차 꾸러미 판매를 마감할 수 있었다.

이 꾸러미를 받아본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너무 많은 양의 농작물이 왔다’ ‘이렇게 많이 들어 있는데 2만 원이면 너무 싸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뿐 아니라 친환경농산물꾸러미 판매 덕에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의 카카오플러스 친구는 300명 수준에서 한 달여 만에 1만8254명으로 60배 이상 증가했다.

친환경 딸기 소비 캠페인과 친환경농산물꾸러미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되자 경기도는 구매 접수 및 결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마켓경기(든든상회)’를 열고 농산물은 물론, 경기미와 잡곡류 판매에도 나섰다. 친환경농산물꾸러미 판매 때와 마찬가지로 이 지사는 SNS 홍보를 통해 착한소비 캠페인의 성공을 적극 지원했다. 특히 1만6000상자를 준비한 ‘꾸러미’는 3월 23일 판매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완판됐다. 23일 접수 당일 8시에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마켓경기(든든상회)’가 오를 만큼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드라이브 스루로 농산물 판매

온라인을 통한 농산물 판매가 호조를 띠자 경기도는 다른 유통 방법을 고민했고, 농산물 판매에 드라이브 스루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4월 2일과 3일 오후 1∼5시에는 의왕휴게소, 4월 5일에는 안성맞춤아트홀에서 승차 구매를 시범적으로 시행했다. 승차 구매를 이용한 도민들은 구매의 편리함에 환호했다. 농산물 꾸러미와 한우를 승차 구매한 인경아(45)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차를 타고 편하게 필요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무척 편리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4월 1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승차 구매를 한 도민도 “오랜만에 ‘집콕’에서 벗어나 남편, 아이와 함께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해 장을 봤다”며 “사람이 많이 붐비는 대형마트보다 여유로운 공간에서 좋은 농산물을 착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4월 18일 안양종합운동장, 25일 의정부종합운동장, 5월 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추가로 드라이브 스루 농산물 판매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승차 구매 시간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다.

강위원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은 “경기도는 초유의 재난 사태를 이겨낼 먹거리 유통의 새로운 매뉴얼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급식용 계약 재배 농가는 물론,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과 농가공품을 대상으로 착한 소비가 가능한 새로운 유통 구조를 만들고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혁신적 수단과 창의적 대안을 동원해 농산물 유통의 경기도형 해법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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