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는 서버용량, 줌은 보안이 걸림돌

곽도영 기자 , 유근형 기자

입력 2020-04-14 03:00 수정 2020-04-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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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온라인 개학 앞둔 ‘플랫폼 전쟁’
e학습터 “비효율적” 지적 많아… 일부는 출석 체크만 1시간 걸려
동시접속 최대 300만명 이를 전망
IT업계, 서버 증설 등 개선 박차


“접속 안 된다는 학생들 전화를 받느라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에요. 2차 개학까지 되면 어떤 일이 생길지 걱정입니다.”

중3,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1차 온라인 개학 3일 차인 13일, 수도권의 한 고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수학교사 A 씨는 “마치 콜센터 직원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학이 늦춰지면서 9일 중3, 고3 학생 총 86만여 명이 원격 수업을 시작한 데 이어 16일에는 초등 1∼3학년을 제외한 전 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한다. 첫날 EBS온라인클래스 사이트가 접속 폭주로 일시 마비되는 등 시행착오가 있었던 만큼 2차 온라인 개학을 사흘 앞두고 정보기술(IT)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 ‘2차 온라인 개학 D-3’, 불편은 여전

13일엔 첫날과 같은 장시간 접속 불가 사태는 없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은 여전했다. 특히 EBS온라인클래스의 경우 동영상 강의를 하나 올리기 위해 몇 번을 시도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업로드를 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을 정도로 서버 용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EBS온라인클래스나 e학습터 등 공식 온라인 수업 플랫폼의 경우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비효율적이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번 동영상 강의를 올려도 강좌 복사하기 기능이 없어 반별로 강좌 만들기를 반복해야 한다. 예컨대 1학년 영어 10개 반을 가르치는 교사는 동영상 업로드를 10번 해야 한다. 한 사립학교 교사는 “결국 밤늦게까지 동영상 올리는 단순 작업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온라인 강의와 학습지 등 이종 콘텐츠를 주제별로 묶어 올리는 것도 어려운 구조다. 같은 내용인데 ‘1강 온라인 클래스, 2강 보충 학습지’와 같은 식으로 따로 올려야 해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학생들이 강의를 수강했는지 일일이 페이지마다 들어가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출석체크에만 1∼2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 줌, 싱가포르 교육부에서도 사용 금지


이에 일선 교사들은 EBS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와 함께 구글 클래스룸, 네이버 밴드,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 줌 등 민간 서비스들을 함께 사용하고 있지만 서비스별로 기능이 조금씩 달라 선택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출결 확인과 과제물 등록, 동영상 강의 공유는 6가지 대표 플랫폼에서 모두 가능하다. 영상별 진도율 확인은 구글 클래스룸을 제외하고 가능하다. 네이버 밴드는 수업 평가용 문항을 제작하고 채점하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줌의 경우 처음 접하는 사용자도 조작이 쉽다는 평가가 있지만 보안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교육부도 해킹 사고를 겪은 뒤 일선 학교에 줌 사용을 제한했다.

IT 업계는 2차 개학에 바싹 긴장한 모습이다. 최대 접속자 수 26만7300명을 기록하며 접속 지연 사태를 빚은 EBS온라인클래스는 서버 관리를 맡은 MS가 기존 시스템 일부를 개선하지 않아 병목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이보다 3배가 넘는 인원이 온라인 수업 플랫폼에 접속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업계는 대대적인 서버 용량 증설에 나섰다.

네이버 관계자는 “온라인 개학으로 4월에는 최대 동시 접속자 수가 300만 명에 이르는 만큼 지난달보다 최대 수십 배의 이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도영 now@donga.com·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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