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신(新)풍속도…자동차예배, 2주새 1곳→23곳

뉴시스

입력 2020-04-11 22:03 수정 2020-04-1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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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부활주일(12일)에 ‘자동차 예배’를 하는 교회의 수가 20여곳에 이를 예정이다. 자동차 예배는 신자들이 자동차 내에서 라디오로 설교를 청취하며 예배에 참여하는 새로운 방식의 예배로,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서울씨티교회가 먼저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 예배에 참여하는 교회도 늘어나고 있다. 이번 주 자동차 예배를 진행하는 교회는 지난주부터 자동차 예배를 시작한 동일교회(당진), 하늘샘교회(천안)를 비롯해 온누리교회(서울 서초구), 예수사랑교회(서울 노원구), 행곡교회(울진), 진동교회(창원), 독바위교회(양주), 백석대학교회(천안), 베들레헴교회(화성), 백양로교회(부산 진구), 기쁨넘치는교회(전주) 등 23곳이다.

7만5000여명의 신자를 보유한 손꼽히는 대형교회인 온누리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온누리교회는 코로나19 전염이 장기화됨에 따라 ‘드라이브 인 워십’을 진행한다. 지정된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 라디오를 통해 설교를 듣는 방식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전염증으로부터 안전하게 예배 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온누리교회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의 한 주차장에서 5부로 나눠 예배를 연다. 예배당 250대가 참여할 수 있고, 신청을 원하는 신자는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등록해야 한다.

교회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일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와 현장 종교활동 수요를 함께 충족할 수 있는 ‘승차 종교활동’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자동차 예배를 희망하는 교회를 대상으로 소출력 무선국 운영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그동안 박람회나 국제영화제 등의 현장 안내를 위해 제한적으로 소출력 무선국을 허가한 사례가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대응을 위해 승차 종교활동에 대해서도 한시적으로 이를 허용했다고 문체부는 전했다.

조희서 서울씨티교회 담임목사는 자동차 예배가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킨 채 모여서 하는 예배의 전통을 지킬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조 목사는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에 들어가 무선 송신기라고 쓰면 10여만원에 (상품이) 나온다. 웬만한 교회가 다 할 수 있다. 열흘 정도면 도착한다”며 교회의 자동차 예배 참여를 독려했다.

이어 “교회는 항상 사회에 새로운 시대가 올 때마다 성령 하나님의 인도로 체질을 바꿔 나갔다. (우리 교회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시대에 부딪쳤을 때 혁신으로 대응했다. 새로운 시대 속에서 자동차 예배를 통해 예배가 오히려 발전했다고 생각한다”고 자동차 예배에 의미를 부여했다.

자동차 예배 덕분에 평소 교회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신자들까지 예배에 참여하게 됐다고도 했다. 조 목사는 “야외이다보니 다들 설레는 마음으로 온다. 안 나오던 사람들까지 나오더라. 반려견도 가족이니 다 데리고 나오라고 했다. 축제 분위기와 같다”고 말했다.
다만 교회가 무선국 송신기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자동차 예배의 확대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대부분의 교회가 충분한 자동차를 수용할 만한 주차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형교회를 운영하는 한 목회자는 “FM 허가(무선국 허가)를 받더라도 이를 쏠 만한 곳이 없다. 정부가 학교나 공공기관의 주차장 같은 공터를 빌려준다면 많은 교회들이 자동차 예배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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