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같은 기업 더 이상 안돼’…직장 세대 차, ‘프로팀’처럼 극복해야

뉴스1

입력 2020-04-08 12:19 수정 2020-04-0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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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대한상의)2020.04.08/뉴스1 © 뉴스1

“저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팀막내 A씨)
“팀 선배들은 업무가 남았는데 퇴근하면 되나?” (팀장 B씨)
“제가 맡은 일은 다 했는데요” (A씨)

대한상의가 발간한 ‘조직생활에서의 세대 차이 실태와 해법 분석 보고서’에 나온 사례 중 일부다. 직장 내 세대 갈등의 표면적 원인은 가족주의와 책임감을 강조하는 기존 문화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문화의 충돌이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갈등 원인은 새로운 세대의 효율성과 합리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낮은 조직경쟁력이라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한국기업의 세대갈등과 기업문화 종합진단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세대별 갈등의 특징과 갈등 상황을 진단하고 원인분석을 통해 조직관리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보고서는 30개 대·중견기업에 소속된 직장인 약 1만3000명에 대한 실태조사를 기초로 세대별 심층면접(FGI)을 거쳐 작성됐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이번 실태조사에서 직장인 63.9%가 세대차이를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30대의 체감도는 각 52.9%, 62.7%인 반면 40대·50대는 각 69.4%, 67.3%로 윗세대로 갈수록 세대 차이를 크게 느끼고 있었다.

세대별 인식 차이를 보이는 ‘갈등 상황’은 Δ정시퇴근에 대한 평가 Δ업무지시 방식 Δ회식을 비롯한 팀 활동 등이었다.

특히 회식에 대해 윗세대는 “회식은 상견례와 같아서 재미없지만 소통 위해 필요한 계륵”이라고 평가한 반면 아랫세대는 “의전의 연속인 회식으로 어떻게 소통이 되냐”며 소통은 일과시간에 하면 충분하다고 반응을 보였다.

대한상의는 이처럼 40대·50대와 20대·30대가 갈등을 빚는 근본 원인을 낮은 조직 경쟁력에서 찾았다. 세대 갈등의 표면적 원인은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의 사회 진출이지만, 보다 근원적인 요인은 조직이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실태조사에서 직장인들은 본인이 속한 조직 경쟁력을 합리성(44점), 역동성(44점), 공정성(24점), 개방성(20점), 자율성(39점)의 모든 세부영역에서 낮게 평가했다. 세대별 편차 역시 크지 않았다.

대한상의는 갈등의 근본 원인을 업무 역할과 프로세스 등이 모호해 개인 간 갈등이 생기고(합리성 부족), 혁신과 학습이 부족하니 리더가 환경변화에 뒤처지는 것(역동성 부족)으로 분석했다.

또한 비합리적 평가와 보상이 아랫세대의 적당주의를 부르고(공정성 부족), 자율성과 권한위임이 부족하니 윗세대와 갈등하게 되며(자율성 부족),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경직된(개방성 부족) 기업문화로 세대 간 벽이 높아진 것으로 상의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세대갈등을 넘어서려면 피상적인 리더십 교육이 아니라 조직의 체질을 ‘가족 같은 회사’에서 ‘프로팀 같은 회사’로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프로팀의 운영 공식인 ‘선수가 팀을 위해 뛸 때, 팀은 선수가 원하는 것을 준다’는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같은 기업문화를 도입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5R’을 제시했다. Δ가치 있는 헌신(Re-establish) Δ상호존중(Respect) Δ성과와 결과(Result) Δ보상과 인정(Reward) Δ훈련과 성장(Reboot) 등을 기업문화로 정립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박준 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은 “조직의 지향점을 ‘프로팀’처럼 하면 리더는 프로팀 코치와 같은 역량을 갖추려 할 것이고, 부하 직원은 ‘프로 선수’와 같이 팀에 공헌해 인정받으려 할 것”이라며 “좋은 조직이란 결국 일하기 좋으면서도 경쟁력이 있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이번 세대갈등 진단 결과와 해법을 담아 ‘Why Book 2. 세대갈등편’을 발간했다. 2018년 발간한 ‘Why Book 1. 업무방식편’의 후속편이다. 상의는 기업문화 개선에 관심 있는 기업 중심으로 책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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