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월 국세 2조4000억 덜 걷혀… 코로나 대응 ‘실탄’ 부족 우려

세종=주애진 기자

입력 2020-04-08 03:00:00 수정 2020-04-08 11: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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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7]국가부채 1743兆 사상 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재정에 대한 의존도는 커지고 있지만 나라 곳간은 연초부터 바닥을 드러내면서 나라살림에 비상이 걸렸다. 돈 쓸 곳은 자꾸 늘어나는데 경기침체로 세수는 갈수록 줄어 재정건전성에 어려움이 닥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점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들어 벌써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가시화하고 3차 추경 얘기도 나오는 등 재정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나라살림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면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정부가 추가 대응 여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사상 최대 재정적자, 올해는 50% 이상 더 커져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 2월 국세 수입은 46조8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4000억 원 덜 걷혔다. 부동산 거래 증가로 양도소득세를 포함한 소득세가 1조4000억 원 늘었지만 경기 악화 등으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수입이 작년보다 2조 원가량 줄어든 영향 때문이다. 향후 세수 여건도 비관적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기업 실적과 가계 소비가 크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5년 만에 ‘세수 펑크’가 발생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결손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정부 지출은 급격하게 불어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마련한 11조7000억 원 규모의 1차 추경을 더하면 올해 총지출은 523조 원,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68조2000억 원이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의 올해 적자 폭은 지난해(54조4000억 원)보다 50%가량 불어난 82조 원이 예상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갚아야 할 국가채무도 국내총생산(GDP)의 41.2%인 815조5000억 원으로 확대된다.

이게 끝이 아니다. 긴급재난지원금 마련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가 앞으로 2차, 3차 추경안을 편성하면 나라살림 지표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해 기재부는 2차 추경 재원은 모두 기존의 불필요한 예산을 절약해 조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사정은 그리 녹록지 않다. 오히려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재난지원금 규모를 늘리려고 나섬에 따라 재정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올 들어 2월까지 두 달 만에 중앙정부 국가채무는 26조3000억 원 늘었고, 관리재정수지도 같은 기간 30조9000억 원 적자를 보이고 있다.

○ “위기 장기화에 쓸 실탄 쟁여놔야”


정치권에 휘둘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무리하게 돈을 쏟아부었다가 향후 정부의 추가 경기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장기화 양상을 보임에 따라 그 직격탄을 맞은 항공 정유 등 기간산업과 생계가 어려운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또 1차 추경 때 국회 논의 과정에서 깎인 세입경정 예산 2조4000억 원을 포함한 세수 결손도 메워야 한다. 이에 따라 수조 원에 이르는 적자국채 추가 발행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고용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도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유·무급휴직을 시행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최근 두 달간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체가 4만 곳이 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자칫 실업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재정 확대가 불가피한 건 맞지만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해 돈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재정 악화로 현재 코로나19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지금 당장 효과가 크지 않은 재난지원금 지급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쓰면 나중에 사태 진정 후 경기 활성화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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