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아이가 우울해 한다면 뉴스 보며 대화하세요
홍은심 기자
입력 2020-04-08 03:00 수정 2020-04-08 10:00
가족과 함께하는 ‘마음방역’
잇단 개학 연기로 또래와 단절… 선생님-친구들과 소통 계속해야
일과 시간표 짜 규칙적인 생활… 보드게임 등으로 유대감 쌓기를
요즘 엄마들의 마음이 무겁다. 따스한 봄바람이 느껴지는 계절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 안에서만 지내야 하는 자녀들 때문이다. 아이들도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결국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면서 당분간은 집에 머물러야 한다.
청소년기는 사회적 정서적 습관을 형성하는 시기다. 이 기간에 학습하는 수면 습관, 규칙적 운동, 문제해결과 대처능력, 대인관계, 감정조절 등은 개인의 정신건강을 결정하는 매우 핵심적인 요소들이다. 2개월 넘게 등원, 등교, 야외활동을 제약하는 유례없는 생활 패턴이 장기화 될 경우 아이들의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감염병 재난 시 아동청소년들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정보에 노출이 된다. 이때 부정확한 정보를 받게 되면 아이들은 종종 현실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을 상상할 수 있다. 아이들이 지나친 공포를 갖지 않도록 사실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하고 어른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또래들과의 단절도 무시할 수 없다. 아이들은 가족 외에도 각종 커뮤니티에서 선생님, 선후배, 친구들과 끊임없는 관계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아 확립, 소속감 형성과 사회성을 기르고 즐거움도 느낀다. 이렇게 장기간 사람들과 분리된 생활은 홀로 떨어져 있다는 불안감을 만들고 이것은 스트레스로 작용해 대인관계 습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계속되는 실내생활로 신체활동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만 5∼17세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매일 60분 이상의 격렬한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운동은 엔도르핀을 증가시키고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촉진해 정신적으로 좋은 영향을 준다.
이문수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소 30분 이상 햇볕을 쬐고 실내에서라도 매일 1시간 이상 운동을 해야 건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할 수 있다”며 “학교에 가지 않더라도 선생님, 친구들과 전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 등으로 계속 소통해 소속감과 유대감을 잃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부모도 힘들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 중에는 이번 기회에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부족했던 부모노릇을 해보려고 하지만 종일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을 감당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김은지 마음토닥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부모들도 힘들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아이들과 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말도 생겼다. 감염에 대한 걱정으로 우울증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 발열 증상이 있어도 코로나19 확진검사를 해보면 음성으로 나오고 다른 질환 검사도 모두 정상으로 확인된다.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아이나 가족이 감염될까 불안하다. 코로나19 상황에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호흡기 증상은 없이 열감이나 피로감, 우울증을 호소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인적인 생체 리듬과 사이클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며 “야외활동을 조금씩 하면 도움이 되는데 한꺼번에 공원에 사람들이 모이면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니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마음방역은 정확한 정보 습득, 불안, 공포를 표현하고 서로를 지지하면서 시작된다. 코로나19가 어떻게 감염되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또는 어떤 뉴스를 접했고 어떤 점이 걱정되는지 등 코로나19를 주제로 아이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이때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보다 먼저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자. 전문지식이나 자세한 정보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정보를 아이와 함께 찾아보는 것도 좋다.
○ 일과 시간표 짜기
개학이 연기되면서 아이의 일상생활이 불규칙해질 수 있다. 규칙적으로 수면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게임과 스마트폰, TV도 정해진 시간에만 할 수 있도록 정한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통제하면 더 지키기 어려울 수 있으니 기상시간, 식사시간, 스마트폰 시간 등 꼭 지켜야 할 것들은 아이와 상의해서 정한다.
○ 신체활동
스트레스는 뇌뿐만 아니라 근육, 내장기관, 감각 등에도 영향을 준다.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 아이와 함께 아침, 저녁 5분 정도 스트레칭 등 몸을 이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 맛있고 건강한 음식 먹기
집에서 손쉽게 간식을 먹다 보면 입맛이 떨어지고 건강한 영양 섭취가 어려울 수 있다. 채소, 과일 등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유지하는 게 좋다. 과일 주스 등 아이가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메뉴를 정해 아이와 함께 재료를 상의하고 직접 만들어 보자.
○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갖기
온가족이 사진첩을 보거나 보드게임을 하는 등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유대감을 함양한다.
○ 나를 위한 시간 갖기
부모 자신의 마음 건강을 보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에게만 집중하느라 챙기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 건강을 위해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을 갖는다. 아이에게도 부모의 그런 모습은 트라우마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 아이에게 가르치기
잇단 개학 연기로 또래와 단절… 선생님-친구들과 소통 계속해야
일과 시간표 짜 규칙적인 생활… 보드게임 등으로 유대감 쌓기를
요즘 엄마들의 마음이 무겁다. 따스한 봄바람이 느껴지는 계절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 안에서만 지내야 하는 자녀들 때문이다. 아이들도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결국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면서 당분간은 집에 머물러야 한다.
청소년기는 사회적 정서적 습관을 형성하는 시기다. 이 기간에 학습하는 수면 습관, 규칙적 운동, 문제해결과 대처능력, 대인관계, 감정조절 등은 개인의 정신건강을 결정하는 매우 핵심적인 요소들이다. 2개월 넘게 등원, 등교, 야외활동을 제약하는 유례없는 생활 패턴이 장기화 될 경우 아이들의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감염병 재난 시 아동청소년들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정보에 노출이 된다. 이때 부정확한 정보를 받게 되면 아이들은 종종 현실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을 상상할 수 있다. 아이들이 지나친 공포를 갖지 않도록 사실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하고 어른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또래들과의 단절도 무시할 수 없다. 아이들은 가족 외에도 각종 커뮤니티에서 선생님, 선후배, 친구들과 끊임없는 관계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아 확립, 소속감 형성과 사회성을 기르고 즐거움도 느낀다. 이렇게 장기간 사람들과 분리된 생활은 홀로 떨어져 있다는 불안감을 만들고 이것은 스트레스로 작용해 대인관계 습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계속되는 실내생활로 신체활동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만 5∼17세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매일 60분 이상의 격렬한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운동은 엔도르핀을 증가시키고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촉진해 정신적으로 좋은 영향을 준다.
이문수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소 30분 이상 햇볕을 쬐고 실내에서라도 매일 1시간 이상 운동을 해야 건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할 수 있다”며 “학교에 가지 않더라도 선생님, 친구들과 전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 등으로 계속 소통해 소속감과 유대감을 잃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부모도 힘들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 중에는 이번 기회에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부족했던 부모노릇을 해보려고 하지만 종일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을 감당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김은지 마음토닥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부모들도 힘들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아이들과 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말도 생겼다. 감염에 대한 걱정으로 우울증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 발열 증상이 있어도 코로나19 확진검사를 해보면 음성으로 나오고 다른 질환 검사도 모두 정상으로 확인된다.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아이나 가족이 감염될까 불안하다. 코로나19 상황에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호흡기 증상은 없이 열감이나 피로감, 우울증을 호소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인적인 생체 리듬과 사이클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며 “야외활동을 조금씩 하면 도움이 되는데 한꺼번에 공원에 사람들이 모이면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니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 매일 아침 저녁 5분 스트레칭… 불안감 해소 효과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가족들과 함께 해볼 수 있는 마음방역’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매일 한 가지씩 실천해 보기를 권한다.
○ 대화 나누기
마음방역은 정확한 정보 습득, 불안, 공포를 표현하고 서로를 지지하면서 시작된다. 코로나19가 어떻게 감염되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또는 어떤 뉴스를 접했고 어떤 점이 걱정되는지 등 코로나19를 주제로 아이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이때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보다 먼저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자. 전문지식이나 자세한 정보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정보를 아이와 함께 찾아보는 것도 좋다.
○ 일과 시간표 짜기
개학이 연기되면서 아이의 일상생활이 불규칙해질 수 있다. 규칙적으로 수면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게임과 스마트폰, TV도 정해진 시간에만 할 수 있도록 정한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통제하면 더 지키기 어려울 수 있으니 기상시간, 식사시간, 스마트폰 시간 등 꼭 지켜야 할 것들은 아이와 상의해서 정한다.
○ 신체활동
스트레스는 뇌뿐만 아니라 근육, 내장기관, 감각 등에도 영향을 준다.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 아이와 함께 아침, 저녁 5분 정도 스트레칭 등 몸을 이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 맛있고 건강한 음식 먹기
집에서 손쉽게 간식을 먹다 보면 입맛이 떨어지고 건강한 영양 섭취가 어려울 수 있다. 채소, 과일 등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유지하는 게 좋다. 과일 주스 등 아이가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메뉴를 정해 아이와 함께 재료를 상의하고 직접 만들어 보자.
○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갖기
온가족이 사진첩을 보거나 보드게임을 하는 등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유대감을 함양한다.
○ 나를 위한 시간 갖기
부모 자신의 마음 건강을 보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에게만 집중하느라 챙기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 건강을 위해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을 갖는다. 아이에게도 부모의 그런 모습은 트라우마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 아이에게 가르치기
코로나19로 격리된 사람들도 혐오 또는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는 이웃임을 아이에게 가르치고 이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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