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과 다른데 왜 환불 안해줘?”…‘비대면 소비’ 늘자 분쟁도 폭증

뉴스1

입력 2020-04-06 10:34:00 수정 2020-04-06 10: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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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3월 소비자물가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니트를 구입한 후 길이가 작아보여 줄자로 확인해보니 상세설명보다 7㎝가 작았어요. 그래서 판매자에게 상황 설명 후 반품 요청했지만 판매자는 재고세일이라 반품이 안된다고 합니다”

“직장 상사 선물용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화분을 구입했는데 사진과 너무 다르고 식물 상태가 시든 것 같아 환불 요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판매자는 원래 그런 식물이라며 환불을 거부하고 심지어 시든 것 같으면 잎을 잘라내고 계속 키우면 된다고 하네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전자상거래, 소셜커머스 등을 온라인 채널을 이용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과 업체간의 분쟁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게재된 정보와 실제 제품의 차이, 배송지연, 제품의 하자, 환불·교체 사유와 이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등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국내 온라인거래 관련 소비자 상담건수는 1만5848건으로, 지난해 동월(1만2556건) 대비 26.2%(3292건) 증가했다. 지난 2월에는 1만6832건으로 지난해 동월(1만102건) 대비 39.9%(6730건) 늘었다.

소셜커머스의 가파른 성장에 따라 모바일거래 상담 건수는 더욱 늘고 있다. 올해 3월 모바일거래 상담 건수는 2300건으로 지난해 동월(1472건) 대비 56.2%(828건) 증가했다. 2월은 1842건으로 지난해 동월(1074건) 대비 71.5%(768건) 늘어났다.

◇“사진과 다른 상품, 판매자 탓? 컴퓨터 탓?”…의류·잡화 분쟁사례 속출

특히 의류·패션잡화 등 분야에서 이러한 실랑이가 가장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의 특성상 오피라인 매장처럼 소비자가 사전에 제품을 직접 보거나 착용해 보지 못한 채 구입했다가 상품을 받은 뒤 사이즈나 색상 등이 생각과 다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환불이나 교환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현행 전자상거래법 등상 소비자의 변심이나 불만족, 제품에 하자가 있거나 표시내용과 상이한 경우 청약철회(구입 취소)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구입당시 특별한 혜택을 받고 구입하는 경우 교환이나 환불이 어렵다고 명시를 했다면 이를 우선 적용한다. 이벤트 진행 상품, 주문제작 상품 등은 사업자의 계약위반이나 불이행, 상품의 중요 하자가 아닌 경우 청약철회나 환급이 불가능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하자’ 여부와 ‘책임 소재’가 누구에게 있는지 등을 명확히 판명하기 힘든 사례들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 상담 건수 중 가장 비중이 높은 “받은 상품이 홈페이지에서 본 것과 확연히 다르다”는 사례에 대해 많은 소비자들은 업체측이 ‘기만’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업체측에서는 소비자의 ‘부주의’나 개인 PC 모니터·휴대폰 액정화면의 ‘색감’ 차이 등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고 항변한다.

실제 한 소비자는 “소셜커머스에서 ‘이미지3’이라고 적힌 텍스트 하단의 초록색 옷감 이미지를 확인하고 ‘옵션3번’을 선택해 주문했는데, 도착한 옷은 빨간색이었다. 하지만 판매자는 옵션3번은 빨간색이라며 교환을 거절했다”며 소비자상담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소비자상담센터는 이에 대해 “소비자를 오인케 할 우려가 있는 광고인지는 실제 광고한 매체, 표시방법, 정확한 문구의 내용, 소비자의 입장에서 통상의 주의를 기울여도 잘못 이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책임소재 명확 판단 힘들어…소비-판매-유통업자 모두 ‘골머리’

의류·잡화뿐 아니라 온라인몰을 통한 식음료, 생필품, 건강식품, 전자기기 등의 구매도 많아지다보니 관련 분쟁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과일·식물 등 내·외부적 요인으로 변질하기 쉬운 상품을 둘러싼 분쟁이 많다.

한 소비자는 “A쇼핑몰을 통해 감귤을 주문했는데, 귤이 얼었다가 녹아서 균열이 나 있었다”며 “판매자와 반품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며칠 사이 곰팡이가 피며 상했는데, 판매자는 이런 사유를 들어 터무니 없이 5000원만 입금해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귤이 얼었던 원인이 단순히 추운 날씨 탓인지 판매자의 무성의한 포장 등 다른 이유 때문인지 판단하기 어렵고, 귤이 상한 것에 대해서도 특정인에게 책임을 묻기 쉽지 않다.

이처럼 애매한 사례들이 속출하다보니 소비자와 제작·판매자는 물론 이들을 중개하는 유통업체 또한 곤란한 성황에 처할 때가 빈번해졌다고 한다.

한 소셜커머스 관계자는 “소비자의 입장을 최대한 대변해 환불·교환 처리가 될 수 있게 업체를 설득하고 있다”면서도 “건건마다 상황이나 사정이 다르고 규정에 딱 맞춰 판단할 수 있는 사례는 거의 없어 무작정 업체 측에만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로서는 협력사와 관계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기업의 경우는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만, 소셜커머스와 거래를 하는 업체는 대다수 중소·영세기업이다. 이런 사례가 쌓이면 이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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