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불로 빚은 ‘황토벽돌’… 도시와 사람을 숨 쉬게 하다

조선희 기자

입력 2020-04-01 03:00 수정 2020-04-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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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 - ㈜삼한씨원
4만5000평 공장에 450억 투자… 자동화 시스템 갖춘 생산 라인
건축용 500년 넘게 사용 가능… 공기정화, 열섬화 저감에 효과


㈜삼한씨원 한삼화 회장은 최고 품질의 황토벽돌을 만들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해오고 있다. ㈜삼한씨원 제공
“흙은 생명의 근원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이 지구에 모든 사람과 수림, 동식물은 흙에서 생육한 것을 먹으며 살다가 생명을 다하면 흙으로 돌아가고, 다시 새 생명으로 태어나죠.”

국내에서 흙 100%의 황토벽돌 한 우물만 파온 ㈜삼한씨원의 한삼화 회장은 흙의 가치를 묻는 질문에 답했다.

해외 주요 선진국에서는 점토벽돌을 사용한 건축물이 많다. 점토벽돌은 사람에게 많은 이득을 주는 재료이기 때문에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건축물에서 사람의 삶과 함께 해왔다. 국내 건축에서도 자연 소재에 대한 관심이 늘고 황토(점토)벽돌 등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이는 삼한씨원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황토벽돌 생산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자랑하는 업체다.

창립 42주년을 맞이하는 삼한씨원의 경북 예천공장은 부지 4만5000평에 450억 원을 투자해 세계 최고 품질의 황토벽돌을 생산해 오면서 또 한 번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경북 예천공장의 최첨단 설비.



■ 사람, 자연에 가장 친화적인 건축재료

현재 삼한씨원은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서 황토벽돌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토벽돌의 천연기능으로 공기정화, 천연 습도 조절, 원적외선 방출, 단열기능, 각종 악취, 이산화탄소를 흡착 분해하며 그 기능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또한 삼한씨원의 황토벽돌은 플라이애시(연탄재)나 염료가 들어가지 않은 흙 100%를 사용하여 내구성이 강하고 유해성이 전혀 없다. 원적외선 방출로 혈액순환이 원활해 건강에도 유익하며 친환경 녹색재료로 여름철 도시열섬화 저감과 폭염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제품이다. 이처럼 황토벽돌은 삶의 쾌적함을 높이고 자연과 친숙한 환경을 제공한다.

내구성도 뛰어나다. 삼한씨원은 미국 ASTM 규격 기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내구연한이 바닥용 100년 이상, 건축용 500년 이상이다. 현재 건축용 벽돌의 압축강도는 350kgf/cm² 이상으로 KS 기준 250kgf/cm² 이상을 뛰어넘는다. 바닥용 벽돌은 압축강도 700kgf/cm²이상으로 조합단체에서 권고하는 기준인 306kgf/cm²를 2배 초과 달성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황토벽돌 특유의 내구성뿐만 아니라 탈색, 변색, 풍화가 없으며 유지관리 비용도 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한 회장은 “황토벽돌은 사람과 자연이 건강하게 가장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제품”이라고 이를 요약했다. KS기준을 뛰어넘는 엄격한 자체 품질 기준을 두어 하루 30만 장, 연간 1억 장이 넘는 황토벽돌을 생산하면서도 불량률은 거의 없을 정도로 수율 관리도 철저하다.

이러한 기술력은 삼한 기술연구소를 바탕으로 세워진 것이다. 세계 1위의 황토벽돌 생산 업체가 되겠다는 경영철학으로 연구개발(R&D)에 연간 5억 원 규모 투자를 이어 나가고 있다. 그 결과 균일한 사이즈, 뒤틀림과 크랙방지, 다양한 색상과 깨끗한 표면처리 기술을 개발해냈다. 지속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조적시공 기술, 연결보강철물 등의 개발에 힘쓰며 건물의 고층화와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설계가 가능하도록 기술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직접 제작한 해외 주요 점토벽돌 건축물 사례집인 ‘브릭 빌트’와 건축설계에 쉽게 도면화할 수 있는 ‘브릭 디테일’이란 자료집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앙대 조윤호 교수와 생활도로에 점토블록 설치 전후의 친환경성, 안전성, 내구성, 미관성 등의 효과 분석 및 투수성 향상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한 회장은 경북 예천공장에 450억 원을 투자해 이탈리아 모란도사와 독일 링글사의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 회장은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27일 ‘2019 한국건축산업대전’ 시상식에서 삼한씨원이 건축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건축자재 기술 개발 및 활성화에 기여한 공으로 국토교통부장관 표창장을 수상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그 기술과 그간의 성과를 널리 인정받고 있다.


■ 다양한 색상과 규격의 벽돌 150여 종 생산 가능

삼한씨원에서 생산하는 황토벽돌은 150여 종에 달한다. 자연 컬러의 색상들과 다양한 규격으로 고객이 원하는 주문 생산이 가능하다. ‘늘 세계 최고의 품질’을 목표로 걸어 온 한 회장의 끈기와 치열함이 일궈낸 값진 결과다.

삼한씨원의 높은 생산성과 품질 유지 비결은 최첨단 자동화 생산 시스템과 품질을 지키기 위한 직원들의 열정에 있다. 완벽한 점토벽돌을 구현해 내기 위해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의 도입과 직원들의 철저한 교육, 책임의식으로 제품의 다양화와 품질의 고급화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흙을 소재로 하는 만큼 기업 문화 전반엔 친환경 정신과 실천이 녹아들어 있다. 재료부터 연료까지 모든 공정에 친환경을 입힌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가장 자연적인 재료인 ‘흙’을 가장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제조 공정부터 친환경이어야 한다는 것이 한 회장의 경영방침이자 철학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엄격한 품질관리와 친환경 정신은 최근 들어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취향이 세분되고, 고급 시장이 열리면서 좋은 품질을 알아보게 된 것이다. 현재 삼한씨원의 점토벽돌은 전국 주요 건축물과 거리 조성 공사에 빠지지 않고 시공되고 있으며 일본과 대만, 러시아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삼한씨원 관계자는 특히 외국 바이어들의 공장 견학 및 구입 문의가 늘어나고 있으며 지속적인 수출로 연결되고 있다고 전했다.


■ 100년 기업으로… 차근차근 주춧돌 놓는 단계


올해로 창립 42주년을 맞이하는 삼한씨원은 황토벽돌 한 분야에서 기술을 쌓으면서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 회장은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해서는 모든 일의 중심에 ‘사람’을 두는 기본과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단한 토양 위에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건강한 환경을 구현하는 게 기본 방향이라는 것이다. 그래야 사랑받으면서 오래가는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작년 대구에서는 더위 극복을 위한 ‘2019 대한민국 국제쿨산업전’이 처음 개최됐는데 삼한씨원의 황토벽돌이 폭염을 낮춰 열섬화 저감에 효과가 있음을 보여줬다. 실제로 삼한씨원의 점토바닥제와 기존 시멘트 블록 바닥제를 연구 조사한 결과 인조화강석보다 삼한씨원의 제품이 13.8도가 더 낮아 온도차가 크게 나타났다.

여기에 여러 지자체에서 맨발 걷기 대회를 여는 등 자연 소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삼한씨원의 가치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황토벽돌길 맨발 걷기를 통해 지방간, 고지혈증 등을 극복하고 온몸의 신진대사가 왕성해졌다는 체험담들이 나오면서 황토벽돌이 사람에게 얼마나 이로운지를 보여줬다.

포항과 경주 지진으로 내진 설계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삼한씨원의 내진 연결철물 시스템도 주목받고 있다. 경북대, 한국강구조학회와 함께 규모 6.5의 지진에서도 안전한 내진 연결철물 시스템을 개발했고 이에 대한 구조 성능 평가 연구에서 내진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한 회장은 “전 국민이 더 건강한 삶을 위해 맨발로 황토보도벽돌 길을 걷는 기회가 많아지길 희망한다”며 “자연의 가치를 일깨우는 기업으로서도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삼한씨원의 시공현장 사진 ▼

계명대학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서소문 성지역사박물관.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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