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부스러기 사랑’ 모은 지 35년… 결식아동 ‘빈곤의 굴레’ 끊어내다

박서연 기자

입력 2020-03-31 03:00 수정 2020-03-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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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다시 희망으로 - 부스러기사랑나눔회
1986년 무료 공부방으로 출발… 빈곤아동후원 NGO단체 발돋움
학비 후원 등 장학사업도 시작
고등학교 졸업까지 장학금 지원… 경제적 부담 덜고 자존감 높여



국내 NGO단체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35년 전인 1986년 강명순 이사장이 부모가 일을 나가면 돌봐줄 사람이 없어 홀로 방치된 아이들을 데려다 씻기고 먹이면서 시작됐다.

당시 단돈 1000원의 후원금을 모아 아이들을 키우는 탁아방과 무료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무료급식 지원이 절실하다고 느낀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지역아동센터의 법제화를 이끌어 전국 4300여 개 지역아동센터가 아동복지시설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88년부터는 아동교육을 위한 ‘어린이 장학금’ 사업을 시작해 매년 신규 장학생을 선발하고 장학생 가정을 직접 방문해 장학아동과 양육자를 만나왔다. 결연 아동은 ‘후원 아동’이라는 표현 대신 ‘장학생’이라고 부른다. 아이들이 자존감을 소중히 세워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35년 동안 9000여 명의 아동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온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경제적인 안정뿐 아니라 정서적인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번 인연을 맺은 아동은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후원한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가 장학사업을 시작한 지 30여 년 동안 장학금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기 위해 ‘2019 장학생 종합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장학생 249명과 양육자 236명, 총 485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장학생들의 자기 표현 및 자아존중감은 일반 아동이나 기초수급 가정의 아동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장학금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아동일수록 자아존중감, 진로성숙도, 행복감이 높고 장학금으로 가정 경제에 대한 걱정이 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질적 연구를 통한 아이들의 인터뷰 사례에서 아이들은 어린 나이임에도 가정의 경제적인 부담감을 체감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신이 용돈을 받는 것에도 부담감을 느꼈다. 장학생들은 “장학금을 받은 뒤로 심리적 압박감과 부담감이 조금이나마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 관계자는 “장학금이 아이들의 경제적인 스트레스를 덜어주고 자신의 일상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 돕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희망튼튼박스’

한편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개학 연기 및 지역아동센터 등의 휴관으로 돌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구, 경북, 부산지역 600명의 아동들에게 결식예방식품 ‘희망튼튼박스’를 제작해 전달했다. 희망튼튼박스는 아동이 당장 끼니를 거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즉석밥, 라면, 레트로 식품 등 결식예방식품으로 구성됐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윤종선 상임이사는 “긴급지원 희망튼튼박스를 통해 아이들과 그 가족이 위기를 잘 이겨내길 바란다”며 “아이들이 가정의 경제 환경에 따라 경험과 성장에 제약과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빈곤아동들을 위한 따뜻한 나눔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빈곤 아동’에 국한하기보다 모든 아동이 건강하게 바로 설 수 있도록 다양한 아동 결연을 통해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심리적인 성장을 돕는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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