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이겨낸 스물셋 청년, 희망의 소리 전하다

조선희 기자

입력 2020-03-31 03:00 수정 2020-03-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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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다시 희망으로 - 메이크어위시
2014년 발병 후 완치한 김정호 씨
난치병 환우 응원콘서트 무대 올라
자작곡 선보이며 ‘가수의 꿈’ 이뤄
후원금은 환아 소원 성취비로 사용


난치병 아동에게 희망을 전하는 챌린지포위시스(Challenge for Wishes) 캠페인에 뇌종양을 이겨낸 김정호 군(오른쪽)이 4번째 도전자로 참여했고 가수 V.O.S 김경록 씨(왼쪽)가 재능기부자로 음원 제작에 참가했다.

“Make a Wish 아름다운 이 세상에 중심에서 노래할게요.”

무대 위에 서 있던 청년의 노래가 끝나자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박수를 받은 주인공은 올해 만 스물셋이 된 청년으로 뇌종양을 이겨낸 김정호 씨다.

챌린지포위시스(Challenge for Wishes)는 난치병 아동과 가족에게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도전을 통해 후원금을 마련하는 캠페인으로 2015년부터 현재까지 투병 이력이 있는 총 3명의 도전자가 MMA 승리,로봇다리로 제주도 걷기, 미국 자전거 횡단에 나섰다.

지난달 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메세나 콘서트가 열렸다. 이번 콘서트는 메이크어위시 한국지부가 국내 대표 미술품 경매회사 케이옥션, 네이버 해피빈과 공동으로 진행 중인 ‘챌린지포위시스(Challenge for Wishes) with 자선경매 굿옥션’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된 자리다. 현장에는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2014년 뇌종양을 진단받고 종양 제거 수술과 수차례의 방사선 치료를 받고 완치한 김정호 씨가 희망주자로 나섰다. 2016년 메이크어위시를 통해 가수가 돼 무대에 오르는 소원을 이룬 김 씨는 희망의 소리를 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 씨는 난치병 아동과 가족에게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챌린지포위시스’ 캠페인의 4번째 주자로 자신이 직접 작곡한 곡으로 무대에 올랐다.

뇌종양을 이겨낸 김정호 군이 참여한 ‘Make A Wish’앨범은 세계 소아암의 날에 맞춰 2월 15일에 발매되었으며 음원 수익금은 난치병 아동들을 위해 사용된다.

GB엔터테인먼트 소속 이지훈, 김진영, 심효식 프로듀서가 재능기부로 음반 제작에 참여하고 경복대 공연예술과 김민정 교수가 김 씨의 보컬 트레이닝을 맡았다. 그룹 V.O.S 김경록도 김 씨의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특별히 캠페인에 함께했다.

힘든 투병생활과 대학입시 때의 경험을 담은 ‘무제’라는 제목의 창작곡으로 공연의 시작을 연 김 씨는 관객과 다른 출연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전했다. 이후 1시간가량 진행된 콘서트에는 카운터테너 루이스 초이, 첼리스트 에이미 강, 유튜브 크리에이터 위라클 등이 멋진 공연을 펼쳤다.

다시 엔딩 무대에 선 김 씨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그 음악으로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V.O.S 김경록은 “함께 녹음하면서 김 씨의 목소리에서 내가 갖지 못한 음악적 순수함을 느꼈고 나의 처음을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자선경매 ‘굿 옥션’에는 허츠, 제스파, 골스튜디오, 꼼나나, 감자꽃스튜디오, 손박사싸커아카데미, 두산베어스, 축구선수 구자철, 크리에이터 야신야덕 등이 참여했다. 마련된 기금은 해피빈을 통해 메이크어위시에 전달돼 난치병 아동 소원 성취 비용으로 사용됐다.

김정호×김경록이 참여한 ‘Make A Wish’ 음원은 ‘세계 소아암의 날’(2월 15일)에 맞춰 멜론, 플로(FLO), 지니뮤직, 벅스, 바이브, 소리바다 등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됐다.

메이크어위시는 백혈병, 뇌종양, 림프종 등 소아암을 비롯해 희귀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아동(만 3∼18세)의 소원을 이뤄주는 국제 비영리단체다. 한국지부는 2002년에 설립됐으며 지금까지 4500명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2019년 소원을 이룬 환아와 가족(269명)에 따르면 소원 성취를 통해 96.3%(259명)가 심리적,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98.5%(266명)가 치료 의지가 강화됐다고 답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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