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마시장 생존법은?…“무관중 경기·온라인 발매로 위기 넘어라”

정용운 기자

입력 2020-03-27 05:45 수정 2020-03-2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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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팬데믹…‘360조 규모’ 세계 경마시장 생존법은?

호주·일본·홍콩 등은 이미 시행 눈길
전용채널서 생중계·인터넷 마권 구입
‘8개국 경주 수출’ 한국도 자구책 필요

세계 말산업의 전체 시장가치는 약 360조 원으로 추정된다. 경마산업은 말 생산과 경매, 승마산업 등 관련 분야에서도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경마시장이 흔들리면 1차(생산·사육), 2차(사료·설비제조), 3차(경마, 승마, 관광) 말산업이 같이 흔들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각국은 경마 중단을 선언했다. 그런가 하면 경마산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미국 캘리포니아, 호주, 일본, 홍콩 등은 온라인 발매가 수반되는 무관중 경마로 위기극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북미·아시아·오세아니아 온라인 발매 무관중 경마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미국 뉴욕과 영국, 아일랜드 등은 줄줄이 경마를 취소하거나 무기한 연기했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 켄터키주, 플로리다주는 온라인 발매에 기반한 무관중 경마를 시행해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다. 28일 열리는 플로리다 더비는 상금규모를 100만 달러(약 12억2000만 원)에서 75만 달러(약 9억2000만 원)로 축소했으나 이 시기에 대상경주를 개최하는 것만으로도 지역경제는 한숨을 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각국이 경마 중단을 선언했다. 22일 무관중경마를 진행한 일본 경마장의 시상식 장면. 사진출처|JRA홈페이지

일본도 온라인 발매를 기반으로 하는 무관중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경마전용 채널이 있어 경주를 생중계하고, 경마팬들은 전화와 인터넷으로 마권을 살 수 있다. 일본경마의 2018년 총 매출 중 68.8%(22조 원)가 온라인에서 발생했다. 온라인으로 구분되는 계좌발매 매출 20여%까지 더하면 더 늘어난다. 일본 중앙경마회 관계자는 “경마산업이 서비스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본의 농축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마를 시행할 수 밖에 없었으며, 온라인 발매 덕분에 매출이 기존 90%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은 무관중 경마 시행 초기에 매출이 25% 감소했으나 요즘은 감소폭이 20%로 줄었다. 홍콩도 오프라인 발매 감소분을 온라인 발매가 견인하고 있다. 홍콩자키클럽은 연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BMW홍콩더비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코로나19로 학교에 갈 수 없는 홍콩 아이들에게 온라인 수업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호주에서도 가장 큰 경마축제인 골든슬리퍼데이도 관중 없이 열렸다. 총 상금이 26억 원이고 말산업 뿐만 아니라 레저, 패션산업 등 호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매출은 전년대비 15% 감소했으나 위축된 경기를 감안하면 아쉽지 않은 결과다.


● 국내 경마산업 타격…해외수출도 차질

한국마사회는 4개 대륙 8개 국가에 경주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761억 원 규모로 경주를 수출했고, 올해는 수출국가를 더 늘려 850억 원의 수출을 목표로 세웠으나 경주가 중단되면서 기존 국가에도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해 경주 수출액은 11% 감소했다. 국내에서 생산한 말의 우수성을 알리고 수출상품의 외연을 확장할 길이 막혀 생산자와 마주에게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다.

말산업에서 경마는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경마 매출 감소는 고스란히 종사자, 생산농가, 연관업체에 미친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말산업이라는 거대한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경마시장과 연관된 1차, 2차, 3차 산업을 생각한다면 경마산업에도 비대면 시스템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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