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봄, 함께 이겨나가요∼

유근형 기자

입력 2020-03-26 03:00 수정 2020-03-26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국내 기업들 ‘코로나 선행’ 잇달아
의료현장에 마스크-방호복 전달…어려움 겪는 협력사엔 자금 지원
피해복구 위한 통 큰 기부 행렬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과 방역 활동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직원들에게 구내식당 대신 인근 식당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겠다.”(최태원 SK그룹 회장)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국가적 위기 때마다 기업의 역할 확대를 모색해온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를 ‘사회적 책임경영’을 실천하는 계기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난에 처한 협력사들의 숨통을 틔워 주기 위한 자금 지원, 원자재 조달 다변화, 물류 대체 경로 발굴 등은 기본이다. 일반 국민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마스크 지원과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직접 지원까지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의 중소 부품 협력사들을 위해 1조 원 규모의 지원 자금을 집행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일부 공장이 잇단 휴업에 들어가는 등 협력사들이 겪는 어려움을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서다. 또 정 수석부회장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대한 방호복, 마스크, 고글, 개인 방호용품과 성금 등 25억여 원을 현지에 기부했다.

이어 현대차는 경북지역에 위치한 그룹 연수원 2곳을 코로나19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제공하기로 한 그룹 연수원은 경주시 양남면 소재의 경주인재개발연수원과 글로벌상생협력센터다. 각각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 경주인재개발연수원은 193실, 글로벌상생협력센터는 187실 등 총 380실의 숙박시설과 강의실, 식당 등을 갖추고 있다.

SK는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써 달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억 원을 전달했다. SK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 지역 내에 위치한 보육원 및 양로원, 자가 격리자 등을 위한 생필품을 제공하고 방역 인력이 사용하는 방호복 등 의료물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SK는 코로나19 사태로 결식이 우려되는 아동들을 위해 도시락과 10만 원 상당의 행복상자 지원물품을 배달한다. 지방자치단체 추천을 받은 대구 1000명, 경북 500명의 어린이들은 평일에는 도시락을, 주말에는 밑반찬을 전달받는다. 행복상자에는 마스크와 비타민, 건강간식, 삼계탕, 생필품(칫솔 치약)이 담겼다.

최태원 회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음식점 점주들을 위해 서울 종로구 SK본사 인근 식당 7곳을 돌며 그룹 구성원들과 저녁 자리를 가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줄어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종로 일대 상인들을 돕기 위해 저녁 번개를 제안한 것이다.

LG는 상시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코로나19 관련 지원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고 있다. LG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른 대구경북 지역 병상 부족 사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총 550실 규모의 경북 지역 기숙사와 연수원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이와 함께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을 위해 의료용 방호복 1만 벌, 방호용 고글 2000개, 의료용 마스크 10만 장을 지원했다. 지원되는 보호 장구는 LG상사,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LG 계열사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가동해 긴급히 확보한 것이다.

LG생활건강은 현장 의료진의 불편을 덜어줄 소용량 생수, 휴대용 세면도구, 소독 제품을 3월 한 달간 매주 공급했다. LG유플러스는 의료진의 긴급 업무 연락과 환자 상담용 휴대전화가 부족한 상황에 따라 대구시 등을 통해 임대폰 100대와 통신요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LG전자는 건조기와 공기청정기 등 건강관리 가전제품을 지원했다. LG전자 주요 사업장이 있는 경북 구미와 경남 창원을 중심으로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 가전제품을 기부했다.

한편 롯데 신동빈 회장은 중국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 700여 명에 긴급구호물품을 지원했다. 조원태 한진 회장은 중국 우한에 마스크 4만 장 등 구호품을 전달했다. 조 회장의 경우 교민 수송용 전세기를 함께 타고 우한에 다녀온 바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중국 코로나 피해 지역에 10억 원을 지원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은 각각 최소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확산되면 기업들도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며 “이번 사태가 각 기업의 사회공헌 의지를 실천할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