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이, 노약자도 안전하게… 코로나 선별 1인 진료소 ‘워크스루’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0-03-25 03:00 수정 2020-03-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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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과 환자와의 감염을 최소화 한 것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이브스루에 이어 워크스루도 인기를 끌고 있다. 워크스루는 유리벽으로 된 공중전화 박스 모양에 의심환자가 들어가면 의료진이 장갑 달린 구멍을 통해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다. 1인 진료부스인 셈이다. 이러한 워크스루는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 1면과 일본의 아사히신문에서도 크게 소개가 됐다. 세계적 화제가 된 ‘드라이브스루’는 자가 차량 이용자에 한정된 검사다. 넓은 공간 확보가 어려운 여건에서는 시행하기 힘들다. 그러나 1인 진료부스는 차량이 없는 환자와 노약자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검사할 수 있어서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서울시 보라매병원이 지난달 10일부터 시작해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에서도 3월 초 시범운영을 거쳐 16일부터 이러한 방식으로 검체 채취를 시작하고 있다. 보라매병원의 워크스루는 ‘글로브-월’이라는 이름으로,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은 감염안전진료부스 또는 워크스루 ‘SAFETY’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내부 중앙에는 아크릴 유리벽을 두고 검사자와 의료진의 공간이 철저히 분리됐다. 이곳에서 의료진은 글로브가 설치된 유리벽을 이용해 맞은편 검사자와 직접 접촉 없이도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내부에는 음압기기를 별도로 설치해 내부 공기의 외부 유출을 차단한다. 의료진의 공간은 검사자와 동선까지 완벽히 분리돼 의료진과 환자의 2차 감염 우려도 크게 낮출 수 있고, 레벨D 방호복 없이도 안전하게 검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보라매병원 선별진료소에 근무 중인 김민정 간호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레벨D 방호복을 장시간 착용해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체력소모가 심했다”며 “글로브-월 시스템 설치로 비닐가운과 N95마스크 등 필수적인 보호구만 착용하면 검체를 채취할 수 있어 간편하고 피로도 덜하며, 방호복 착용으로 인해 검사가 지연되는 상황도 크게 개선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일 병원장은 “지역별 확진 환자 증가로 방호복, 마스크 부족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감염위험을 줄여 효율적인 진료, 검사가 가능하다”며 “SAFETY시스템은 선별진료소를 힘겹게 운영하는 전국의 중소 지역거점병원에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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