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졌던 코닥-라이프, 패션으로 돌아오다

김은지 기자

입력 2020-03-24 03:00 수정 2020-03-24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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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열풍 타고 주목받는 복고브랜드
국내 기업들, 쇠락한 올드브랜드 의류 라이선스 획득해 판매 나서
코닥, 공격적 확장… 9곳에 매장
라이프, 의류서 소품까지 다양


왼쪽부터 프로스펙스의 오리지널 로고 티셔츠, 라이프아카이브의 레터 스웨트셔츠
레트로 패션이 인기를 끌면서 잊혔던 복고 브랜드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쇠락한 제조기업과 폐간한 사진잡지 등 아날로그 시대를 풍미했던 브랜드들이 패션 브랜드로 다시 태어나며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신생 기업 하이라이트브랜즈는 카메라·필름 회사인 ‘코닥’의 의류 라이선스를 획득해 올해 초 라이프스타일웨어 브랜드인 ‘코닥어패럴’을 론칭했다. 코닥어패럴은 140년 전통의 브랜드 코닥이 갖는 아날로그 감성을 의류에 접목한 브랜드다. 옐로, 레드, 카키 등 코닥을 상징하는 알록달록한 컬러로 복고적인 느낌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 공식 론칭 전인 지난해 말 온라인 패션업체 무신사에서 제품을 처음 선보인 코닥어패럴은 지난달 말 롯데백화점 안산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연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9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등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코닥 로고를 베이스로 한 바람막이 재킷인 ‘케이자켓’의 일부 색상은 온라인 사전주문 당시 품절되기도 했다. 코닥어패럴 관계자는 “코닥 필름을 기억하는 세대는 패션 브랜드로 다시 태어난 코닥을 반가워하고, 코닥을 모르는 Z세대는 개성 있는 신규 브랜드라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코닥어패럴의 케이자켓, 빈폴의 그릭브이넥 저지 스웨트셔츠, 라이프 아카이브의 아이폰 케이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브랜드가 의류 브랜드로 다시 태어난 사례도 있다. 국내 기업인 링크인터내셔널은 2007년 폐간한 미국의 시사 화보지 ‘라이프(LIFE)’의 의류 라이선스 브랜드인 ‘라이프아카이브’를 지난해 론칭했다. 포토저널리즘의 시초이자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진 잡지인 라이프(1936년 창간)를 근간으로 한 라이프아카이브는 소비자의 일상에 꼭 필요한 어번 라이프스타일 패션을 표방한다. 라이프 특유의 빨간색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 아우터 등 의류제품과 더불어 모자, 가방, 일회용 카메라 등 다양한 패션소품을 판매한다. 2020 봄여름(SS) 시즌을 맞아 새롭게 출시한 아이폰 케이스와 에어팟 케이스는 1차 제작 수량이 모두 품절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1980년대에 탄생한 국내 패션 브랜드들도 레트로 열풍을 기회로 삼아 또 한 번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브랜드의 오랜 히스토리를 활용한 ‘복고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겠다는 취지다.

국내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는 1981년 론칭 당시 사용했던 ‘F’ 모양의 옛 로고를 최근 다시 꺼내 들었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프로스펙스의 오리지널 로고는 2017년 일부 제품에 적용되다가 올해부터는 아예 브랜드 로고로 통합됐다.

프로스펙스는 한국 농구의 전성기였던 1990년대 ‘연세대 농구화’로 큰 인기를 끌었던 ‘헬리우스’를 복각한 제품을 지난달 말 출시했다. 레트로 감성이 살아있는 당시 디자인에 신기술을 적용해 기능성을 높였다. 같은 시기 유행했던 또 다른 농구화인 ‘슈퍼볼’은 패션 브랜드 ‘로우로우’와 컬래버레이션해 더 다듬어진 디자인으로 출시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의 코닥어패럴 매장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빈폴은 브랜드 탄생일에서 이름을 딴 ‘890311’ 라인을 지난달 말 새롭게 출시했다. 한국의 헤리티지를 담은 상품을 선보인다는 취지의 890311 라인은 1960, 70년대 시대상에서 영감을 받았다. 오얏꽃(자두꽃)을 상징화한 옷을 비롯해 당시 공장 근로자, 버스 운전사가 입었던 유니폼 등에서 착안한 아이템이 대표적이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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