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교단, 방역점검 공무원에 ‘예배당 출입 확인서’ 요구…현장 갈등 예상

동아일보

입력 2020-03-23 22:09 수정 2020-03-2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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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예장) 통합과 함께 개신교 양대 교단의 하나인 예장 합동 교단이 교회 예배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예방지침 준수 여부를 점검하러 나온 공무원에게 예배자로 참여, 종교 자유 존중, 교회 향한 위헌·위법·불법행위 금지 등을 확인받도록 해 예배 현장에서 갈등이 예상된다.

23일 이 교단에 따르면 예장 합동 총회는 21일 ‘전국교회 예배당 출입 확인서 시행의 건’이라는 공문을 소속 교회에 보냈다. 이 확인서에는 공무원이 동의할 사항으로 △조용히 예배 참여 △예배 중 사진 촬영·녹음·녹화 금지 △신분 확인용 주민등록증·직업 신분증·얼굴 촬영 △신천지 등 이단 사이비와 무관 확인 △공무원으로서 종교 자유 존중과 교회 향한 위헌·위법·불법행위 금지 등 5개항에 동의하도록 돼 있다.

총회는 확인서에서 “우리 교회는 국가가 제시하는 (감염 예방) 7대 준칙을 철저히 지킨다”면서 “이 준칙을 교회에 제시할 때는 집단 감염을 일으킨 콜센터, 요양병원, 요양원 등에 대해 모든 준칙을 준수하도록 행정명령을 행하고 공연장, 영화관, 상시이용 다중시설 등에 대해서도 7대 준칙을 명령한 후에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종교적 가치, 예배의 소중성, 영적 목표는 영리 추구, 이윤 추구와 비교할 수 없는 우위가 있다”며 “이번 주일예배에 대한 지도, 감독 차원에서 일부 공무원들이 강제적으로 예배당을 진입하려는 태도는 종교탄압이요, 신성모독”이라고 했다.

지난해 1월 기준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예장 합동 교단 소속 교회는 1만 1937개, 신자 수는 276만 명에 이른다. 이 공문을 주도한 총회장 김종준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꽃동산교회를 비롯해 사랑의교회, 수영로교회, 새에덴교회, 충현교회, 반야월교회 등 중대형 교회가 많다.

교단의 한 관계자는 “총회 공문에 따르지 않았다고 징계 등의 조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와 일부 단체장의 일방통행식 조치에 교회들의 불만이 쌓여 있어 예배 현장에서 동의를 요구하는 교회들이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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