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힘든 ‘결혼행진곡’…작년 혼인 건수, 역대 최저

뉴시스

입력 2020-03-19 14:55 수정 2020-03-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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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혼인 건수 8년째 감소…통계 작성 이후 최저
인구 1000명당 4.7명 결혼…19년 만에 최대 폭 ↓
"30대 초반 인구 감소…결혼 가치관 변화도 원인"
평균 초혼 연령 男 33.4세·女 30.6세…0.2세 상승



지난해 국내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혼을 많이 하는 연령대인 30대 초반 인구가 줄어든 데다가 집값 급등으로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지고 경력 단절에 두려움을 느끼는 젊은 층이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3만9159건으로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적었다.

2018년(25만7622건)보다는 7.2%(1만8500건) 감소했다. 2000년(-7.9%) 이래 19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한 셈이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혼인 건수는 2012년부터 8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인구 1000명당 결혼 건수를 의미하는 조(粗)혼인율은 지난해 4.7명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전년보다는 0.3건 줄어들며 처음으로 5건 아래로 내려갔다.

조혼인율은 1980년(10.6건)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 추세로 2012년부터 8년째 하락하고 있다. 2001년 6.7건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7건에 미달했다. 2015년(5.9건)에는 6건 밑으로 내려갔다.

자녀를 낳을 가능성이 큰 초혼 건수는 지난해 18만4000건(76.9%)으로 1년 전보다 1만6000건(-8.0%) 줄었다. 남녀 모두 재혼인 경우는 2018년(3만700건)보다 1300건(-4.3%) 줄어든 2만9400건(12.3%)이었다. 전년보다 초혼과 재혼 모두 감소한 모습이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이 집중되는 연령대인 30대 초반 인구가 전년보다 2.4% 감소하면서 혼인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0대 초반 남성과 여성의 인구는 각각 2.0%, 2.7% 줄었다.

가치관 변화도 혼인 감소를 부추겼다. 사회조사결과 통계에 따르면 13세 이상 중 ‘결혼을 해야 한다’, ‘하는 게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2년에는 62.7%였으나 2018년에는 48.1%로 15.4%포인트(p) 줄었다. 특히 미혼 여성의 경우 2012년에는 43.3%였지만, 2018년 22.4%만이 ‘결혼을 해야 한다’ 또는 ‘하는 게 좋다’고 응답했다.

김 과장은 또 “소득이나 주거, 주택과 같은 독립된 생계를 전제로 하는 결혼 여건이 점점 어려워졌다”며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혼인으로 인한 경력단절에 대한 부담이 증가한 것도 혼인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혼인 연령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4세, 여성 30.6세로 남녀 모두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10년 전인 2009년과 비교하면 남성은 1.8세, 여성은 1.9세 높아졌다.

지난해 평균 재혼 연령은 남성 49.6세, 여성 45.2세로 각각 전년보다 0.7세, 0.5세 올라갔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남성은 4.0세, 여성은 4.1세 높아졌다.

연령별 혼인율을 보면 남성은 30대 초반이 34.8%로 가장 비중이 컸다. 이어 20대 후반(21.0%), 30대 후반(19.3%) 순으로 나타났다. 10년 전에는 30대 초반이 34.3%로 가장 많았으며 20대 후반이 31.6% 30대 후반이 14.6%였다. 10년 사이 20대 후반에 결혼하는 남성의 비율은 현저히 낮아지고 30대 후반은 늘어난 셈이다.

여성의 경우 20대 후반(34.2%), 30대 초반(29.9%), 30대 후반(12.7%) 순이었다. 2009년에는 20대 후반(46.5%)이 가장 많았으며 30대 초반(22.8%), 20대 초반(9.9%), 30대 후반(8.1%)이 뒤를 이었다. 여성 역시 20대 후반 감소폭이 가장 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0대 후반 혼인 건수는 9.7%(8800건) 쪼그라들었다.

1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결혼 건수를 의미하는 일반혼인율의 경우 남성은 10.8건, 여성은 10.6건으로 2018년보다 각각 0.9건 감소했다.

지난해 초혼 부부 중 남성이 연상인 부부는 66.8%, 여성이 연상인 부부는 17.5%였다. 2018년과 비교하면 남성의 연상 부부 비중은 0.2%p 감소한 반면 여성이 연상인 부부 비중은 0.3%p 증가했다. 동갑 부부는 전년보다 0.1%p 감소한 15.7%를 차지했다.

연령차별 혼인 비중은 남성이 3~5세 연상인 사례가 25.8%로 가장 많았다. 남성이 1~2세 연상은 25.1%, 동갑은 15.7%였다. 여성이 1~2세 연상인 부부는 11.9%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시도별 혼인 구성비는 경기(26.1%), 서울(20.2%) 순으로 많았다. 혼인 건수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세종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서울(-7.2%), 부산(-6.8%), 대구(-9.9%) 등 16개 시도는 감소했다.

조혼인율은 세종이 6.2건으로 가장 높았으며 제주(5.1건), 서울(5.0건) 등이 뒤따랐다. 반면 전북(3.9건)은 조혼인율이 가장 낮았으며 이어 경북(4.0건), 전남(4.0건) 순이었다.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제주가 34.0세로 가장 높았으며 충북이 32.7세로 가장 낮았다. 남성의 평균 재혼 연령은 부산이 51.0세로 가장 높고 세종이 48.5세로 가장 낮았다.

여성의 경우 평균 초혼 연령은 서울이 31.6세로 가장 높았다. 반면 충남은 29.9세로 가장 낮았다. 평균 재혼 연령은 서울(47.5세)이 가장 높았으며 세종(44.5세)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혼인신고가 가장 많았던 달은 12월(10.4%)이었다. 이어 5월(9.6%), 1월(8.9%) 등으로 나타났다. 9월은 6.6%로 가장 적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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