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일용직-대학생에 저금리 대출… 취약계층 보듬는 ‘포용금융’

김동혁 기자

입력 2020-03-19 03:00 수정 2020-03-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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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다시 한 번 ‘포용금융’을 강조했다. 국내 금융취약 계층의 자금 접근성 문제를 해소하고 금융부담을 완화하며 나아가 금융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기반까지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거래 기회를 확대하고 자립역량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서민금융 상품이 이를 뒷받침하는 한 예다. 하나은행은 2018년부터 3년간 정책서민금융(새희망홀씨, 사잇돌중금리, 햇살론 등)의 공급목표를 1조7000억 원으로 수립한 뒤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예상 목표보다 약 2000억 원 많은 1조3400억 원을 공급했다. 이중 새희망홀씨 대출 상품에만 1조1739억 원이 투입됐다. 저신용·저소득자를 위한 대출 상품으로, 하나은행은 성실상환자(연체일수가 10일 이하)의 경우 매년 0.3%의 금리를 감면해주고 있다.

새희망홀씨 대출의 경우 하나은행은 대출이 가능한 대상자의 폭을 넓혀 그 문턱을 낮췄다. 소속 회사가 없어 재직증명서와 소득서류 발급이 어려운 건설일용직 근로자는 2017년부터 대상에 포함됐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를 전전하며 고금리에 노출됐던 이들의 퇴직공제금 적립일수에 따라 대출한도를 산정하고 기타 증빙서류 없이 대출신청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금리우대 제도까지 도입했다. 그 결과 해당 대출은 지난해 기준 42억 원(731건)까지 규모가 늘었다.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 대신 직업훈련원 등을 통해 학점을 취득하는 학점은행제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도 새희망홀씨에 포함됐다. 지난해 말 기준 85억 원, 2315건의 대출이 진행됐다. 소득 증빙서류 제출이 어려운 소상공인 등을 위해서는 신용평가회사(KCB)의 소득추정 금액을 연소득 금액으로 인정해 대출을 진행하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298억 원(2만5813건)이 이뤄졌다.

연 10%를 초과하는 고금리 대출상품에 노출된 4∼10등급의 중·저신용자와 5% 미만의 저금리를 이용하는 3등급 이상의 고신용자 사이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사잇돌중금리대출’은 출시 후 현재까지 1431억 원을 지원했다. 대학생이나 청년의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은행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주는 ‘대학생·청년 햇살론’(330억 원)이나 금융 소외계층의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은행권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바꿔드림론(4847억 원)’ 등도 소외 계층의 현실적 어려움을 잘 짚은 상품이다.

지역별 포용금융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정부에서 지정한 위기 지역 등 자금지원을 위해 ‘새희망홀씨-위기지역 긴급생계자금’ 상품도 신설했다. 관계사인 하나저축은행을 통해서는 ‘사잇돌중금리2’ 상품을 내놨다.

금융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금융공사와 협약을 맺고 한부모 가정을 지원하는 ‘한사랑전세론’이나 다자녀 가구를 위한 ‘다둥이전세론’,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적기업 종사자를 위한 ‘복지지킴이 전세론’ 등을 출시했다. 2월부터는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혼부부 및 청년층을 대상으로 전세자금대출도 내놨다.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넘어 금융소비자를 보호할 기반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2018년 8월 출범한 ‘손님불편제거위원회’는 고객의 관점에서 불편사항과 불합리한 관행 등을 사전에 제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소비자 중심의 경영문화를 확립하고 금융소비자 권익 증진에 앞장서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등 7개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위원으로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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