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게임 ‘크로스파이어’ 영화로 만든다…첫 할리우드 진출기

이서현 기자

입력 2020-03-17 15:30:00 수정 2020-03-17 18:56:46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할리우드 제작사들 중 어느 곳을 접촉해야 하는지 구글 검색부터 시작했었어요”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의 백민정 상무는 ‘크로스파이어’의 첫 IP(지식재산권) 영화화 작업을 시작한 2015년을 돌이키며 ‘맨땅에 헤딩’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2007년 출시돼 전 세계에서 약 10억 명의 회원을 거느린 이 게임은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에서 아픈 과거를 가지고 전역한 이들이 소속된 국제 용병회사와 테러 단체 간 전투를 다룬 1인칭 슈팅 게임이다. 최근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만든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사 오리지널필름과 배급사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가 이 게임의 영화 제작을 결정했다. 한국 게임이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바탕으로 이미 게임을 기반으로 한 IP 확장에 나선 경험이 있었다. 게임의 영향력을 넓히고 이용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기 위해 온라인의 게임 이용자 뿐 아니라 게임이 가진 음악과 스토리 등 예술적 요소들을 대중적으로 확장하는 ‘디즈니식’ 전략을 펼쳤다. 2019년 중국 쑤저우시 쇼핑몰에 게임을 활용한 테마파크를 열었다. EXO 출신 배우 루한 등이 주연을 맡아 e스포츠 대회를 소재로 한 청춘드라마를 제작해 올해 방영할 예정이다. ‘크로스파이어’ 게임의 스토리 자체를 드라마로 만든 작품 역시 중국에서 제작이 진행 중이다.


‘크로스파이어’ 중국 테마파크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에서의 IP 확장 경험을 발판으로 할리우드 30여 개 제작사의 문을 일일이 두드려 IP 세일즈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다. 시큰둥하던 제작사들도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내 인기와 게임 IP의 확장 가능성을 들으면 반응이 달라졌다. 게임과 드라마의 중국 내 높은 인지도는 영화 개봉 시 중국 시장에서의 흥행 가능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백 상무는 “지금은 모든 장르의 경계가 파괴되는 시대다. 영화나 드라마도 스핀오프를 통해 캐릭터와 스토리가 단단해지듯 게임의 스토리와 세계관, 철학도 다른 장르로 확장시키면 게임의 수명과 가치가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소재에 목마른 할리우드에 게임은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소재의 저장고로 평가받는다. 최근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게임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돼 저작권의 수명을 늘릴 수 있고,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높다. 게임 캐릭터를 소재로 영화나 드라마적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스토리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레지던트 이블’ ‘툼 레이더’처럼 시리즈로 성공한 사례도 있어 콘텐츠 제작 업계는 여전히 게임을 기반으로 한 영화 제작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소니픽처스는 게임사 인수를 통해 다양한 게임의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의 인기 게임 ‘언차티드’는 톰 홀랜드가 주연을 맡아 소니픽쳐스 영화로 올해 촬영에 돌입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헨리 카빌이 주연을 맡은 오리지널 시리즈 ‘더 위쳐’를 공개했다. ‘더 위쳐’는 폴란드 작가 안제이 사프콥스키가 1993년 처음 출간한 판타지 소설이 원작이다. 이 작품은 2007년 게임으로,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로 장르를 오가며 사랑받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