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외국인과 사회 약자 돕는 법학자가 되고 싶어요”

동아닷컴

입력 2020-03-16 08:36 수정 2020-03-16 08:3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법정 통역인으로 활동하는 고려사이버대 졸업생 대만인 주준윤 씨



고려사이버대학교에서는 매년 약 250명의 학생들이 학사학위 취득 후 국내외 유수의 대학원에 진학해 배움의 길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졸업한 법학과 주준윤(35)씨도 그중 하나다. 주 씨는 어학연수차 한국에 왔다가 정착한 한국 생활 6년차 대만인이다. 업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사이버대 법학과에 입학해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다 법정 통·번역 분야에 관심이 생겼고, 지난 12월 법정 통·번역인 인증 평가 시험에 합격해 한-중 통역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법률 지식을 심화시키고자 최근에는 아주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에 지원해 합격했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주준윤 씨를 만나봤다.


한국어 매력에 직장도 그만두고 유학행
사이버대 입학해 법률 지식 쌓으며 업무 역량 높여
주 씨는 한국어를 공부하고자 처음 한국에 왔다. 국립 타이완대학교를 졸업하고 평범한 직장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반복되는 일상에 염증을 느꼈고, 평소 관심 있던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부산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고 한다. 한국의 사투리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사투리를 쓰는 한국 사람에게 따뜻한 어머니의 정과 순수함을 느꼈다”고 말한다. 한국어의 매력에 푹 빠진 주 씨는 과감히 대만의 직장을 그만두고 한국외대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낯선 환경에 힘든 점도 많았지만, 매일 발전해 나가는 제 모습에 지칠 줄 모르고 공부했어요.”


현재 절삭공구 등을 생산하는 외국계 기업의 한국지사 관리자로 근무하고 있는 주 씨는 초반에 법률 지식이 부족해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업무 특성상 세법과 민법, 상법 분야의 지식이 많이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법률 지식을 쌓아 전문가가 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는 그는 직장과 병행하며 다닐 수 있는 학교를 알아보다 훌륭한 교수가 많다는 지인의 추천으로 고려사이버대 법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수업을 들을수록 업무 관련 대화를 할 때 내용에 깊이가 생기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 형법 과목을 재미있게 공부하면서 형사 사건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법학자가 가져야 할 ‘법학의 눈’을 키울 수 있었어요.”


외국인 돕는 법정 통역인 모습에 감명받아
주경야독으로 지난해 통·번역 인증 시험 합격
주 씨가 법정 통·번역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법정 방청을 하면서부터다. “법학 공부를 하면서 재판 방청을 자주 했어요. 거주지와 가까운 수원지방법원에서 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형사소송을 방청했는데, 그때마다 통역인이 눈에 들어왔어요. 피고인의 발언을 적절한 한국어로 통역하고, 법관의 질문을 피고인에게 충실히 전달하는 통역인의 모습에 감명을 받았죠. 저 또한 한국에 있는 중국인이 재판을 받을 때 공정한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는 직장과 학교생활을 병행하는 동시에 틈틈이 수업 내용과 중국의 법률 용어를 비교하며 공부했고, 지난해 12월 대법원 주관 인증 시험에 합격해 한-중 통역인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그가 생각하는 법정 통·번역인이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 주 씨는 “통·번역하는 언어를 쓰는 나라의 문화와 지역적 특성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 중립적인 자세를 강조한다. “언제나 중립적인 자세로 피고인의 진술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나의 체면이나 통역의 편의를 위해 정보를 축소시키는 등의 무책임한 자세를 가져서는 안 됩니다.”


“한국 거주 외국인과 사회 약자 돕는 법학자 되고 싶어요”
주 씨의 꿈은 법학자가 되는 것이다. 우선 석·박사과정을 밟으며 한국의 형사정책과 소송법을 공부하고 대만의 법체계와 비교하는 연구를 할 계획이다. “제 언어 구사 능력과 법학 지식을 활용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사회 약자의 법적인 어려움을 해결해 드리고 싶어요. 최종적으로는 외국인 관련 법률 정책에 전문적으로 자문하고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는 법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에게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가장 어렵고도 쉬운 방법은 도전과 성실함이다. “제가 늘 마음에 새기는 중국 속담 중 學海無涯 唯勤是岸(학해무애 유근시안)이란 말이 있어요. 배움은 바다와 같이 끝이 보이지 않지만 부지런함만이 길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 뜻이에요. 저는 제 꿈을 위해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더욱 찬란한 인생을 위해 지금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있는 모든 학우들을 응원하며 항상 자신을 위해 도전하는 멋진 사람이 되셨으면 합니다.”


<본 자료는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