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금리인하’ 임시금통위 열릴듯…“美FOMC직후 19일 유력”

뉴스1

입력 2020-03-15 07:07 수정 2020-03-1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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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이번주 중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에서 사상 최저인 연 1.00%로 0.25%p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 논의를 공식화한 지난 13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처음으로 청와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경제·금융 회의에 참석한 점도 이같은 목소리에 힘을 더 싣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나온 직후 임시 금통위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FOMC가 현지시간 17일과 18일 이틀간 열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오는 19일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사례 보니…한은 총재 靑회의 참석·美긴급 FOMC 직후 금리 인하

15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코로나19 관련 경제·금융상황 특별점검 회의를 열고 “정부는 과거에 하지 않았던 대책을, 전례 없는 대책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이 자리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했다. 이 총재가 코로나19 관련 경제금융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의 재정정책 만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악화를 방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통화정책의 지원을 받는 ‘폴리시믹스’(정책공조)를 주문하기 위한 자리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총재도 지난 4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전격적인 50bp 기준금리와 관련한 한은 긴급 간부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생산활동 위축은 기본적으로 보건·안전 위험에 기인한 것이어서 통화정책만으로 그 영향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향후 정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정부정책과의 조화를 고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미 연준(Fed)은 코로나19 파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정례회의가 아닌 긴급 FOMC를 열고 통상적인 금리 조정폭인 0.25%p의 2배인 ‘빅컷’(0.50%p 인하)을 단행했다.

과거 사례를 살펴봐도 이 총재의 청와대 회의 참석에는 작지 않은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지난 2008년 10월 26일 당시 이성태 총재는 대통령 주재 긴급 경제상황점검 회의에 참석했다. 바로 다음날인 10월 27일 한은 금통위는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75bp(0.75%p) 인하했다. 한은이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보장받은 중앙은행이지만, 정부의 정책 방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 총재 역시 취임 당시인 2014년 4월부터 줄곧 기준금리의 향후 방향성은 인상이라는 의도를 수차례 드러냈었지만 당시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빚 내서 집 사라”는 ‘초이노믹스(Choi+economics 합성어)’ 정책이 시행되자 이 방향에 맞춰 2014년 8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를 내린 바 있다. 이런 결정이 강남 집값 급등에 일조했다는 비판이 맞다면 실책성 성격도 있겠지만 한은이 독립성을 갖고 정부 정책에 공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면 그 판단 자체는 독립성을 훼손하는 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한은 금통위가 임시회의를 열고 금리를 조정한 건 2001년 9월19일(0.5%p 인하), 2008년 10월27일(0.75%p 인하) 단 두 번뿐이다. 그런데 이 두번 모두 연준의 긴급 FOMC 직후였다. 연준은 금통위보다 이틀 앞선 2001년 9월17일(0.5%p), 2008년엔 19일 앞선 10월8일(0.5%p) 각각 금리를 내렸다.

◇이주열 靑 경제회의 참석 당일 한은 “임시 금통위 개최 협의중”

이 총재가 참석한 문 대통령 주재 경제금융 회의는 지난 13일 오전 10시30분부터 열렸다. 회의가 시작되기 약 40분 전 한은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에 대해서는 현재 금통위원들 간에 협의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어제(12일)에도 금통위 본회의가 끝난 뒤 금통위원들 간 협의회를 열고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지켜본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시 되는 FOMC 직후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내리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중 기준금리 인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했다”며 “만약 상황이 매우 급해지면 월요일인 16일에, 그렇지 않다면 FOMC 결과를 확인한 19일 임시 금통위를 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기준금리를 0.50%p 내리는 ‘빅컷(big cut)’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고개를 젓는다. 빅컷을 단행하면 기준금리가 곧바로 0%대로 떨어져 금통위가 선택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금통위가 지난 2월 정례회의에서 ‘예상 밖’ 동결을 결정하며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고 있어서 이전에 금리를 내려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은이 금리인하에 대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왔고, 최대한 버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25%p만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 ‘안 가본 길’을 가게 된다. 기준금리 연 1.00%는 사상 최저치다. 금통위는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3년1개월 만에 내리면서 금리인하 사이클에 진입했다. 이후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10월에 연 1.50%에서 1.25%로 한차례 더 내렸다. 연 1.25%는 지난 2016년 6월~2017년 11월 유지됐던 역대 최저치다.

일각에서는 한은 금통위가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예상밖’ 동결해 코로나19 사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기회를 놓쳤다는 실기(失期)론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가 올인하고 있는 강남 집값 잡기에 너무 눈치를 봤다는 것이다. 반면 기준금리가 0%대를 눈앞에 두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작용을 더 많이 낳은 실효하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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