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전 산업계 흔든다…반도체·정유업계도 위기

뉴스1

입력 2020-03-14 11:18 수정 2020-03-14 11:1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자료사진) 2020.3.12/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국내 산업계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코로나19가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을 이끌 정도로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퍼지면서다.

우리나라 주요 교역 상대국인 미국과 유럽연합(EU)마저 코로나19 비상사태를 맞으면서 이들 나라가 입국제한은 물론 조업중단 조치에도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짙어졌다. 해외 시장의 대폭적인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중국발 1차 쇼크를 뒤이을 2차 코로나19 쇼크는 자동차와 반도체, 정유·석유화학 등 국내 전 산업에 걸쳐 두루 나타날 전망이다. 앞서 중국공장 정지로 시작된 국내 생산차질 사태는 비교적 자동차 업계에 한정됐다.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우리 경제에 또 하나의 악재가 덮친 양상이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이미 1%대로 추락해 바닥을 찍었다.

◇“수출의 60%가 위태”…시름 깊어진 자동차업계

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날 발표한 ‘국내 자동차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25% 감소한 12만3022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이 감소분 절반 이상이다.

중국 내 부품공장 가동정지에 따른 생산감소에 따라 수출 물량이 줄었단 분석인데, 앞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소비 위축까지 반영될 경우 실적 악화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의 전체 수출에서 미국과 유럽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지난해 국가별 자동차 수출 비중을 보면 전체 수출대수 240만1382대 가운데 유럽에 팔린 대수가 51만7152대(약 22%), 미국이 88만4244대(약 37%)를 차지한다.

유럽 중에서도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극심한 이탈리아의 경우 올해 신차 수요가 15% 급감할 것이라는 현지 전망까지 나왔다.

◇“코로나19는 블랙스완”…‘수출근간’ 반도체도 위기

우리 수출의 근간인 반도체 업계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당초 반도체 업계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9.3% 증가하면서 올해부터 글로벌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존 예상이 들어맞는 듯 했다.

그러나 미국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는 지난 10일자 전망을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조기 종식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L자형’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C인사이츠는 코로나19 종식 시기가 4월 초라면 V자형 불황이, 그보다 늦은 5월 초라면 조금 더 급격한 U자형 불황이 예상되지만, 그 이후로는 반등 시점을 예단할 수 없는 L자형 불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블랙스완’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블랙스완이란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뜻한다.

◇에너지 수요 줄고 유가폭락…정유·석유화학 불확실성↑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에너지 수요 감소와 국제유가 폭락으로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불확실성도 최고조에 다다랐다.

통상 국제유가 폭락은 원가 하락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돼 왔지만, 지금처럼 유가와 수요 모두 감소하는 상황에선 이익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아 겹 악재로 봐야 한다.

실제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이 두드러진 지난달 둘째주부터 정유 정제마진은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을 유추할 만한 공개지표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달 둘째주 이후로 하락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둘째주 이후로 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플라스틱·화학섬유·고무 등 원료를 제조하는 석유화학 업계도 국제 수요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올해 실적 반등을 기대했던 업계 입장에서는 코로나19가 불 난 집에 부채질을 한 격이다

◇3대 신용평가사, 韓 경제성장 전망 연이어 ‘하향’

세계 3대 신용평가사(무디스, S&P, 피치)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1%대로 대폭 낮췄다.

지난 9일 무디스는 이미 한 달 전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던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다시 0.5%포인트(P) 낮춘 1.4%로 발표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하락폭이 컸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지난달 19일 기존 2.1%던 전망치를 단숨에 0.5%p 내려 1.6%로 공표했으며, 피치 그룹 산하 컨설팅업체 피치솔루션스도 지난달 27일 올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0.5%포인트 낮춘 1.7%로 떨어뜨렸다.

(세종=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