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만 술잔 들자고 한다” 선수 비난에 “무관중”→“취소”

강홍구 기자

입력 2020-03-14 03:00 수정 2020-03-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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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스 1R 글로버 불안감 표출… 대만 판정충은 시작 전 아예 짐싸
NHL 중단 등 이어지자 결국 손들어
LPGA도 내주부터 3개 대회 연기… 북미대륙 프로스포츠 모두 멈춰


“다른 종목과 미디어는 (리그를) 중단하고 군중으로부터 떨어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맥주잔을 들자’고 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루커스 글로버(41·미국)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책에 미온적인 PGA투어 사무국을 꼬집은 것.

13일 평소처럼 1라운드가 치러지자 글로버는 “갤러리들이 옆에서 숨쉬고 사인을 해달라고 모자를 건넸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앞서 대만의 판정충(29)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이유로 대회 시작 전 기권을 선언하고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투어 측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13일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남은 3개 라운드를 포함해 (4월 첫째 주 열리는) 발레로 텍사스 오픈까지 모든 대회를 무관중으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뒤 다시 새로운 성명서를 발표해야 했다. 그사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와 미국프로축구(MLS) 등이 리그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메이저리그(MLB)는 시범경기를 취소하고 개막도 연기하기로 했다. PGA투어는 뒤늦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남은 라운드는 물론 이후 4개 대회도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대회가 취소되면서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공동 2위에 오른 김시우(25)의 기록도 무효가 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도 코로나19를 피해 가지 못했다. LPGA투어는 다음 주부터 예정돼 있던 볼빅 파운더스컵, 기아클래식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피레이션 등 3개 대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일정은 향후 정하기로 했다. 앞서 태국, 싱가포르,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 스윙’ 3개 대회 역시 모두 취소됐다. 대회를 준비하던 세계 랭킹 3위 박성현(27)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답답하네요. 상황이 빨리 좋아지기만 바라봅니다”라고 썼다.

한편 12일 리그 중단을 선언한 미국프로농구(NBA)에 이어 13일 NHL, MLS, MLB 등이 리그를 중단하면서 북미 프로스포츠는 모두 멈춰 서게 됐다. 게리 베트먼 NHL 커미셔너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세와 의료 전문가의 조언을 고려해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이미 확진자가 나온 NBA와 NHL 팀들이 같은 경기장 시설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 NHL에서도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도 밝혔다. MLB도 27일로 예정된 정규리그 개막을 최소 2주 연기하고, 진행 중이던 시범경기를 중단했다.

MLB 텍사스의 추신수(38)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클럽하우스를 함께 쓰고 같은 공간에서 샤워하고 함께 식사한다. 한 명이 감염되면 전파되기 쉽다. 사무국이 옳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3일 오후 8시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762명이고 그중 41명이 사망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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