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더 밀집된 곳 피하고 ‘사회적 거리’ 유지하세요”

대구=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0-03-12 03:00 수정 2020-03-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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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투’ 정호영 경북대병원장, 조치흠 계명대 동산병원장 인터뷰

대구지역 거점병원 수장인 정호영 경북대병원장(왼쪽 사진)과 조치흠 계명대 동산병원장(오른쪽 사진).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과도한 불안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경북대병원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대구의료원은 대구지역 거점병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이 병원들은 처음부터 역할 분담을 확실히 했다. 대구동산병원, 대구의료원은 경증환자 위주로 진료하고 경북대병원은 중증환자들을 집중 치료했다. 이런 시스템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확진자가 수천 명으로 급증하면서 병원들도 고민에 빠졌다. 정호영 경북대병원장, 조치흠 계명대 동산병원장으로부터 코로나19 대책을 들어봤다.


― 향후 코로나19 확산세를 어떻게 예상하나.

“앞으로 2주 정도는 계속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기간 많은 확진자들이 치료돼 퇴원, 생활치료센터 퇴소, 자가 격리 해제도 줄을 이을 것이다. 최근 한 생활치료센터(중앙교육연수원)에서 24명이 한꺼번에 퇴소했다.”(정 원장)

“현재 환자 증가세가 약간 떨어지고 있으나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제 퇴원자들에 대한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다.”(조 원장)


― 국민들이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코로나19는 다수 사람들에게는 감기나 독감처럼 지나가는데 일각에서 과도한 공포나 불안이 있는 것 같다. 다만 평소 심각한 지병이 있거나 임산부, 고령자는 조심하는 게 맞다. 기침 예절, 손 씻기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당분간 사람들이 밀집된 장소를 피하고 상대방과 2m 이상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정 원장)

“코로나19는 감염력은 강하지만 치사율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떨어진다. 또 50대 이하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조 원장)


― 병상 부족으로 입원 못한 환자들이 많은데….

“병원에 입원 중인 경증환자들을 생활치료센터로 옮겨 중증환자들을 위한 병상을 확보하고 있다. 입소를 기다리는 자가 격리 환자들을 위해 대구시의사회가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시의사회 소속 의사 한 명당 자가 격리자 10명가량을 맡아 이들의 증상을 모니터링하고 있다.”(정 원장)

“현재 대구에서 자가 격리자 3명 중 2명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 생활치료센터와 병상 확충이 꾸준히 진행돼 향후 열흘 내 문제가 상당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조 원장)


― 경증인지 중증인지 예측할 수 있나.

“질병의 예후에서는 기저질환 유무와 나이가 큰 영향을 끼친다. 이와 관련해 자원봉사 의사들 중 환자를 직접 진료할 때는 가급적 50대 이하가 하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다.”(정 원장)

“사실 중증도 분류가 가장 어렵다. 자가 격리 환자들 중 어떤 케이스가 중증으로 악화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환자 통계로 만들고 있다. 거의 완성 단계다. 연령도 있지만 피검사에서 혈소판 수치도 중요하다.”(조 원장)


― 앞으로 정책적 제언이 있다면….

“향후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조만간 다시 나타날 것이다. 확실히 정체를 규명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임상기록을 철저히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대응 매뉴얼을 분야별로 세밀히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다.”(정 원장)

“정책 집행과 계획을 한 기관이 맡아 진행했으면 좋겠다. 감염병은 전문가인 의료계 중심으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이 점이 증명됐다고 본다.”(조 원장)

대구=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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