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30달러대로 폭락 전망…“코로나19보다 더 문제”

뉴시스

입력 2020-03-09 08:49 수정 2020-03-0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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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 연합체 OPEC+ 감산 합의 불발
4월1일부터 산유국들 자의로 공급량 정해
WTI·브렌트유는 고점 대비 38%, 40% 폭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국면에서 내림세를 이어온 국제유가가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합의 불발로 급락했다. 50달러 선으로 예상되던 유가가 30달러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시장 분석 업체 바이털 날리지(Vital Knowledge)의 창립자 애덤 크리사풀리는 “이제 코로나19보다 원유가 시장에 더 큰 문제가 됐다”며 “브렌트유가 계속 충격을 받으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 500)이 계속 상승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석유가 미국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국제유가는 수요 감소 압박을 받으며 하락세를 이어왔다.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고 전 세계 항공편 중단 사례가 속출해서다. 올해 들어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32%,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31% 내렸다.

산유국 연합체가 공급량을 줄여 국제유가를 지원하리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모인 OPEC+는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원유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OPEC은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각각 100만배럴, 50만배럴씩 추가 감산하자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합의에 따라 OPEC+는 이달까지 하루 17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해 이행해왔다. 여기에 감산으로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려는 사우디아라비아가 40만배럴을 추가 감산해 총 감산 규모는 210만배럴이었다. 이 합의가 만료한 4월1일부터는 각 산유국이 자의적으로 공급 규모를 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4월1일부터 우리는 쿼터(할당)나 감축에 개의치 않고 일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각국이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거나 감시하지 않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WTI는 6일 10.07% 하락해 배럴당 41.28달러로 마감했다. 약 3년7개월 만에 최저치이자 2014년 11월 이후로 최대 낙폭이었다. 브렌트유는 9.44% 하락한 45.27달러로 2017년 6월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최근 고점 대비 각각 38%, 40% 폭락해 약세장에 진입했으며, 분석가들은 추가 하락을 내다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2분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35달러, WTI는 30달러까지 주저앉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전 전망치는 브렌트유 57.50달러, WTI 52.50달러였다.

더 심각한 약세장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엑손모빌의 중동 담당 선임고문이자 전략 회사 드래고맨벤처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알리 케더리는 8일 트위터에서 “올해 유가 20달러 시대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사우디 아람코가 상장했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권력 장악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우디 정부는 유가가 30달러대로 가는 데 무신경할 수가 없다. 사우디가 유가 하락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상황이 2015년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1월 공급 과잉, 중국 수요 둔화 등으로 브렌트유는 28달러 수준으로 폭락했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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