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이륜차 보험… 반려견 산책 보험… 톡톡 튀는 2030타깃 상품

김동혁 기자 , 이건혁 기자

입력 2020-03-09 03:00 수정 2020-03-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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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때, 내맘대로 가입보험 인기
해외여행시 원하는 기간만 가입… ‘보험료 月990원’ 운전자 보험도
“가격 크게 낮춘 박리다매 전략”… 기존 업체들도 신상품 출시 나서
“처리시간-보장 등 문제소지” 지적도


‘3년간 3만5640원.’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이 1월 출시한 ‘990 운전자보험’의 보험료다. 월 990원씩 3년간 납부하면 더 이상의 추가금은 없다. 기자가 직접 가입해보니 자가용 운전자의 경우 교통상해 사망·후유장해 발생 시 3000만 원, 교통사고처리지원금 3000만 원, 형사벌금 2000만 원에 변호사 선임비 500만 원 등을 보장한다. 월 1만 원 안팎인 유사 조건의 타 보험사 상품의 10분의 1 수준이다.

‘스마트ON 펫산책보험’도 가입해봤다. 집에서 기르는 반려견 3마리의 기본 보험료는 2000원. 소비자가 원할 때만 사용하는 ‘온디맨드(on-demand)’ 상품이라 산책 1회당 45원이 추가로 든다. 실종 시 15만 원, 사망 시 장례비용 15만 원을 비롯해 반려견이 사람을 공격할 경우 최대 1억 원을 배상해 준다.


○ 필요한 만큼만 쓰고, 내 마음대로 설계


최근 들어 소비자가 필요한 기간에만 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온디맨드’ 상품이 속속 출시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보험이 필요한 시점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한 데다 디지털에 익숙하고 실속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 출생) 소비성향과 맞아 떨어져 관심을 받고 있다.

NH농협손보가 선보인 ‘온오프 해외여행보험’도 대표적인 온디맨드 상품이다. 저렴한 보험료로 여행 중 발생하는 각종 사고부터 상해, 질병 보장, 휴대품의 도난·파손 등도 보상한다. 출국 전 미리 가입할 수 있지만 보험료는 보험 효력발생 스위치를 켠(on) 기간만큼만 빠져나간다.

KB손보의 ‘시간제 이륜차 보험’은 1년 단위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해야 했던 오토바이 배달원들의 어려움에 착안했다. 배달의민족과 제휴를 맺고 필요할 때마다 시간, 분 단위로 가입할 수 있으며 이용 시간에 따라 보험료가 부과되도록 했다.

보험의 보장을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식(DIY·Do it yourself)도 젊은층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KDB생명은 ‘나만의 레시피 보장 보험’을 통해 기본 보장인 ‘재해 사망보장’에 5대 질병 진단, 입원, 수술 등을 가입자가 직접 선택해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동양생명의 ‘수호천사 내가 만드는 보장보험’도 같은 방식으로 암, 뇌혈관 심혈관 질환, 입원·수술 등 특약을 넣을 수 있게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 꼼꼼히 따지지 않으면 보상 못 받을 수도


이 상품들의 보험료가 저렴한 이유는 보험설계사를 거치지 않는 등 인건비를 줄이고 짧은 기간만 보장해 리스크 부담을 줄였기 때문이다. 또 박리다매로 실소비자의 수를 늘리는 전략이 통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존 보험업계에서도 디지털 보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삼성화재는 카카오페이와 함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에 박차를 가하며 온디맨드 상품 개발 등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나금융그룹도 디지털 손보사를 목표로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했다.

하지만 저렴한 보험료만 보고 무턱대고 가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보험료가 낮은 만큼 보험사의 면책 범위가 넓기 때문에 약관 등을 꼼꼼히 살피지 않으면 정작 필요할 때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속한 처리 등 소비자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김동혁 hack@donga.com·이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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