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걱정 태산인데…불안감 더 키우는 유튜버들

뉴시스

입력 2020-02-18 06:10:00 수정 2020-02-18 06: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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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카메라' 등 영상 찍고 시민 반응 살펴
흰색 방진복 입고 일행 쫓아…행인이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0번째 확진자까지 발생하면서 국민적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유튜버들이 이런 상황마저 영상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콘텐츠 수단으로 활용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대구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29일 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광장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상황을 가장하고 시민들의 반응을 보는 몰래카메라를 찍은 유튜버 A씨 등 4명을 붙잡아 조사했다.

이들은 당시 낮 12시부터 오후 2시 사이 동대구역 광장과 인근 도시철도역 출구에서 흰색 방진복을 입은 뒤 자기 일행을 쫓으면서 마치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발생한 것처럼 상황을 꾸미고, 이를 보는 시민들의 반응을 영상으로 찍은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불안감을 느낀 행인 2명이 경찰에 신고했고, A씨 등 4명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알리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등 4명에게 엄중 경고한 뒤 귀가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유튜버 겸 개인방송 BJ인 D씨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개인방송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일부 시청자들이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를 표하자 D씨는 “마스크를 안 하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나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다”며 “그냥 감기일 수도 있는데 (사람들이) 쓸데없이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한 시청자가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기침을 할 때는 소매로 입을 가리고 해야 한다”고 하자 D씨는 “그냥 손으로 하면 된다”며 손으로만 입을 가리고 기침하는 시늉 등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서 ▲비누나 손 세정제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거나 ▲기침을 할 때는 손으로 입을 가리기보다는 팔 또는 옷 소매를 이용해 입을 가릴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영상을 본 한 시청자는 “공포 컨텐츠에서 영향력이 큰 유튜버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바이러스에 대해 안전불감증을 일으킬 만한 말과 행동을 하는 상황이 매우 불편했다”며 “방송인으로서의 자세가 심히 결여된 것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누군가에게는 코로나19가 아주 치명적인 존재일텐데 잘못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더 큰 문제를 양산할 수 있는 위험성을 높이는 것은 깊이 반성해야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부산에서는 유튜버 강모(23)씨가 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 안에서 갑자기 기침과 함께 “나는 우한에서 왔다. 폐렴이다. 모두 나에게서 떨어져라”라고 말하며 코로나19 감염자 행세를 하고, 이를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린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하지만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청구된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강씨가 혐의사실을 인정하고 범행 당시 동영상이 확보돼 증거인멸 가능성이 작은 만큼, 구속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영장 기각 이후 강씨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정의가 승리했다. 거대한 국가권력으로부터 나약한 개인이 승리한 재판”이라는 등의 발언을 이어가 시청자들로부터 공분을 사기도 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얼마나 더 유포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남의 관심을 갈구하는 타입”이라며 “남들이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는 것을 보고 즐기면서 동시에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유튜버들이 대부분 다 보여주기식이거나 금전적 이익 때문에 광고만 하는 등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꼭 코로나19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일이 계속 발생하는 것 같다”며 “유튜버들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은 주변에서도 이를 가볍게 본다는 뜻이고, 정부도 이를 일벌백계할 법적 제재 수단이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이번 사례처럼 잘못을 저질렀을 때 사회가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정상 시민으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해결될 수 있을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시민적 감시나 성숙도에 대한 점검 없이 단순히 망치를 휘두르는 식의 사법적 처벌만을 원하는 방식으로는 이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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