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용성’ 추가 규제 고심… 與는 “총선 악영향” 반대 기류

이새샘 기자 , 강성휘 기자

입력 2020-02-18 03:00 수정 2020-02-18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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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영통 한달새 2.6% 급등하자
국토부 “일부 조정대상 검토” 불구, 주거정책심의위 일정 확정 못해
홍남기 “주중 대책 발표할수도”


12·16부동산대책의 풍선효과로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집값이 계속해서 요동치면서 정부가 추가 규제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표심’을 고려한 여당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며 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에 관련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17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추가 규제지역을 지정하기 위한 주거정책심의위원회 개최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규제 여부를 검토하고 있을 뿐 아직까지 대상, 방식, 시기 등 어떤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수원의 경우 추가 규제를 위한 공통요건은 이미 충족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려면 최근 3개월간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지역이 있는 시 혹은 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해야 한다. 수원 영통구는 1월 한 달간 주택가격이 2.61%, 팔달구는 1.38% 올랐고 수원 전체로는 1.46% 상승했다. 경기도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6%다.

당정청이 수용성(수원 용인 성남) 지역 규제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건 더불어민주당의 반대 때문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수도권 부동산시장 과열을 조기 진압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4·15총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도권 지역 부동산 규제가 확대될 경우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겉으로는 ‘수용성’ 지역 집값 상승 기간이 짧은 데다 상승 지역 역시 국지적이어서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기에는 아직 섣부른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아무래도 본심은 선거에 미칠 영향 때문”이라고 전했다. 당 정책위 관계자는 “규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타이밍’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주 안에는 어떤 방향이든 결정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12·16대책에서 발표됐던 규제책도 일부 완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2·16대책 발표 당시 정부는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나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등에서 진행하는 주택 분양의 우선공급(1순위) 대상 자격을 기존 해당 지역 거주 최소 1년에서 2년 이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에 대해 “유예기간이나 예외조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국토부 홈페이지에만 500건 이상 제출되는 등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막는다”는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입법예고 기간에 이처럼 많은 반대 의견이 제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와 관련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방송에서 “부동산 시장 전반에 대한 점검이 있었다. 거의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며 “(당정청 간의) 협의가 마무리되면 이번 주 내로 대책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서울 강남권,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 지역 등에서 의원님들이 현장에서 부동산 대책 규제의 선의의 피해자로부터 안타까운 얘기를 듣고 있다”며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현재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강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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