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고용 ‘훈풍’ 아닌 ‘거품’…전일제 시간 환산하니 0.2% 감소

뉴스1

입력 2020-02-14 16:39 수정 2020-02-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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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방식의 전일제 근로시간으로 환산한 1월 취업자(15~64세) 규모는 전년보다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단시간 일자리가 급증하면서 24만1000명(1.0%) 증가한 통계청 공식 고용률과 정반대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업·제조업 일자리가 급감했고 농림어업과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이 이 자리를 메꿨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 교수(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가 13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12일 발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OECD 방식 전일제 근로시간환산(FTE) 취업자 규모(15~64세)는 2520만2000FTE(40시간 기준 취업자가 2520만2000명이란 의미)다. 이는 전년보다 0.2% 감소한 수치다.

FTE(Full Time Equivalent; 전일제 근로시간환산)란 OECD에서 사용하는 고용 보조지표로, 우리 사회에 40시간짜리 ‘일거리’가 얼마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기존 통계청 고용지표는 1주일에 100시간을 일하든 10시간을 일하든 모두 ‘1명’으로 본다. 반면 FTE 방식은 1주 40시간 일하는 사람은 1명, 10시간 일하는 사람은 0.25명, 80시간 일하는 사람은 2명로 계산한다. 유럽 통계청(EUROSTAT) 등의 기관에서는 FTE 취업자 규모를 ‘명’이 아닌 ‘FTE’로 쓰고 있어 이를 따르기로 한다.

1월 기준 15~64세 FTE는 2018년 1월에는 전년보다 2.8% 급감해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비하면 2019년은 낙폭이 많이 누그러진 편이지만 여전히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침체돼있는 상황이다

전체연령 1월 FTE는 2704만7000FTE로 전년보다 0.4% 소폭 올랐다. 마찬가지로 2018년 1월에 -0.3%, 2019년에 -2.2%로 2년간 급감했던 데 비해 다소 긍정적인 모습이나, 급감하기 전 수준에 비해서는 침체된 모양새다.

15~64세 FTE와 전체 연령 FTE는 대체로 흐름을 같이 하다가 올해 1월 들어 흐름이 정반대로 나뉜다. 65세 이상 고령층을 포함한 FTE는 상승하고, 그 이하 연령대의 FTE는 하락했다. 이는 여전히 생산 연령대의 일자리는 감소추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업·제조업의 몰락이 두드러졌다. 이 산업군이 물러난 자리를 보건·사회복지서비스와 농림어업이 메꿨다.

올해 1월 전체연령 FTE를 산업별로 보면, 감소량이 가장 큰 순서대로 Δ도소매업 (전년동월비 -17만FTE, -4.2% 감소) Δ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 (-6만8000 FTE, -7.1%) Δ제조업 (-5만4000FTE, -1.1%)다.

FTE 증가량이 큰 업종은 Δ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전년비 9만FTE, 4.7% 증가) Δ운수·창고업 (6만6000FTE, 4.0%) Δ농림어업 (5만9000FTE, 7.7%) 순이다.

박 교수는 “서울에서 취업준비하다가 잘 안되면 부모가 내려오라고 하지 않나. 내려가서 텃밭에서 일하면 그게 농림어업 취업자로 잡힌 것”이라며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대부분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다. 정부가 세금주도 일자리 창출 정책을 폈으나 결과적으로는 일자리는 줄었다”고 꼬집었다.

‘역대 최대’ 수준이라는 통계청 고용률이 OECD 방식의 FTE 고용률과 이처럼 정 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 고용이 주17시간 이하 단시간 근로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17시간 근로자는 통계청 고용지표에서는 52시간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1명으로 계산되지만 FTE 고용지표에서는 0.4명으로 계산된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전년 동월에 비해 늘어난 취업자 수 56만8000명 중 주36시간 미만 근로자는 56만9000명이다. 나머지에서 오히려 숫자가 줄었다. 17시간 이하 근로자는 26만4000명 늘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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