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이 측량하고 3D 모델링으로 철근량 ‘척척’
과천=유원모 기자
입력 2020-02-14 03:00 수정 2020-02-14 03:00
스마트건설, 핵심 경쟁력 부상… 3D BIM으로 설계-시공계획 수립
오류 없애 공기 단축-비용 절감… 호텔-빌딩서 아파트로 시공 확대
공장서 만드는 모듈러주택도 주목… “정부, 발주때 인센티브등 지원 필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대림산업 주택 빌딩정보모델링(BIM) 부서에서는 전문가 40여 명이 실측 자료를 바탕으로 앞으로 들어설 건축물을 그려보며 설계와 시공 계획 수립에 한창이었다. 전체 공정에 필요한 건축 자재물 산출을 담당하는 한 직원의 모니터에는 20여 층 규모의 아파트가 실제 모습과 똑같이 나타났다. 마우스를 1층 벽면에 클릭하니 해당 면적에 필요한 철근 량과 시간, 인력 등이 자동으로 추출돼 곧바로 데이터로 나왔다.
이상영 대림산업 주택BIM팀장은 “기존 2차원(2D) 기반의 컴퓨터자동설계(CAD)에서는 도면을 보며 손수 계산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휴먼 에러(인적 오류)가 발생했지만 3D 기반 BIM을 통해 시기별로 소요되는 자재량 산출 등 세세한 공정 관리까지 가능한 수준이 됐다”며 “시공사 입장에서는 공기 단축과 공사비 절감이 가능하고, 소비자들은 보다 정확하게 건축물을 확인하고 저렴하게 주택을 마련할 수 있어 최근 주택BIM 전담팀을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BIM, 모듈러 주택, 드론, 인공지능(AI) 등 스마트 건설 기술이 국내 건설업계 전면에 등장했다. 해외에서는 저가 수주를 내세운 중국이 추격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깐깐해진 각종 부동산·건설 규제 등으로 더 이상 가격경쟁력을 내세울 수 없게 되자 새로운 건설 기술인 ‘스마트 건설’이 국내 건설업계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BIM은 스마트 건설의 대표적인 기술이다. BIM은 3차원 설계 방식을 기반으로 건축물의 모든 정보를 통합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호텔, 공항, 초고층 건물 등 특수 건축 분야에서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공동주택 등에서 사용될 만큼 보편화되고 있다. 대림산업은 “올해부터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모든 공동주택(아파트) 시공에 BIM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공공주택 등의 공급을 책임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공동주택의 BIM 적용 비율을 올해 25%에서 2022년에는 50%, 2024년에는 10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모듈러 주택 역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건설 기술이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기본 골조 등 주요 구조물을 만든 후 현장에서는 내외장 마감과 설치 등만 진행하는 방식이다. 포스코건설은 아파트의 옥탑 구조물, 재활용품 보관소, 욕실 등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후 건설 현장에서는 조립 및 설치만 하는 모듈러 공법을 지난해부터 ‘더샵’ 아파트 일부 공사 현장에 적용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건물 옥상에 들어가는 구조물은 기존 방식으로는 6주가 소요됐지만 공장에서 사전 제작할 경우 일주일이면 설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지난달 영국과 폴란드의 모듈러 주택 업체 2곳을 인수했고, 이달 미국의 모듈러 전문업체도 인수할 예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모듈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운송의 어려움과 국가별 제도가 상이해 글로벌 업체로 성장하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의 스마트 건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은 “영국,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는 정부 조달 건설 산업에 BIM 적용을 의무화하는 등 적극적인 장려책이 진행되고 있다”며 “민간에서 적극적으로 스마트 건설을 연구개발해 실용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진행하는 건설 발주에서 스마트 건설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마중물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과천=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오류 없애 공기 단축-비용 절감… 호텔-빌딩서 아파트로 시공 확대
공장서 만드는 모듈러주택도 주목… “정부, 발주때 인센티브등 지원 필요”
7일 오전 경기 과천시의 한 지식산업센터 공사 현장에서 대림산업 관계자들이 드론과 3차원(3D) 스캐너 등을 활용해 측량 작업을 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올해부터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모든 공동주택(아파트) 건설에 스마트건설 기술인 빌딩정보모델링(BIM)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과천=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7일 오전 경기 과천시의 한 지식산업센터 공사 현장. 본격적인 공사에 앞서 정확한 지형 분석을 위한 측량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사업 면적이 2만여 m²에 이르는데 측량 작업을 하는 사람은 단 2명이었다. 한 명은 드론을 날려 실시간으로 지형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른 한 명은 3차원(3D) 스캐너로 지질을 파악하고 있었다. 소요된 시간은 2시간. 기존에는 사흘 이상 걸리던 작업이었다.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대림산업 주택 빌딩정보모델링(BIM) 부서에서는 전문가 40여 명이 실측 자료를 바탕으로 앞으로 들어설 건축물을 그려보며 설계와 시공 계획 수립에 한창이었다. 전체 공정에 필요한 건축 자재물 산출을 담당하는 한 직원의 모니터에는 20여 층 규모의 아파트가 실제 모습과 똑같이 나타났다. 마우스를 1층 벽면에 클릭하니 해당 면적에 필요한 철근 량과 시간, 인력 등이 자동으로 추출돼 곧바로 데이터로 나왔다.
이상영 대림산업 주택BIM팀장은 “기존 2차원(2D) 기반의 컴퓨터자동설계(CAD)에서는 도면을 보며 손수 계산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휴먼 에러(인적 오류)가 발생했지만 3D 기반 BIM을 통해 시기별로 소요되는 자재량 산출 등 세세한 공정 관리까지 가능한 수준이 됐다”며 “시공사 입장에서는 공기 단축과 공사비 절감이 가능하고, 소비자들은 보다 정확하게 건축물을 확인하고 저렴하게 주택을 마련할 수 있어 최근 주택BIM 전담팀을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BIM, 모듈러 주택, 드론, 인공지능(AI) 등 스마트 건설 기술이 국내 건설업계 전면에 등장했다. 해외에서는 저가 수주를 내세운 중국이 추격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깐깐해진 각종 부동산·건설 규제 등으로 더 이상 가격경쟁력을 내세울 수 없게 되자 새로운 건설 기술인 ‘스마트 건설’이 국내 건설업계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BIM은 스마트 건설의 대표적인 기술이다. BIM은 3차원 설계 방식을 기반으로 건축물의 모든 정보를 통합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호텔, 공항, 초고층 건물 등 특수 건축 분야에서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공동주택 등에서 사용될 만큼 보편화되고 있다. 대림산업은 “올해부터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모든 공동주택(아파트) 시공에 BIM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공공주택 등의 공급을 책임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공동주택의 BIM 적용 비율을 올해 25%에서 2022년에는 50%, 2024년에는 10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모듈러 주택 역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건설 기술이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기본 골조 등 주요 구조물을 만든 후 현장에서는 내외장 마감과 설치 등만 진행하는 방식이다. 포스코건설은 아파트의 옥탑 구조물, 재활용품 보관소, 욕실 등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후 건설 현장에서는 조립 및 설치만 하는 모듈러 공법을 지난해부터 ‘더샵’ 아파트 일부 공사 현장에 적용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건물 옥상에 들어가는 구조물은 기존 방식으로는 6주가 소요됐지만 공장에서 사전 제작할 경우 일주일이면 설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지난달 영국과 폴란드의 모듈러 주택 업체 2곳을 인수했고, 이달 미국의 모듈러 전문업체도 인수할 예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모듈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운송의 어려움과 국가별 제도가 상이해 글로벌 업체로 성장하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의 스마트 건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은 “영국,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는 정부 조달 건설 산업에 BIM 적용을 의무화하는 등 적극적인 장려책이 진행되고 있다”며 “민간에서 적극적으로 스마트 건설을 연구개발해 실용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진행하는 건설 발주에서 스마트 건설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마중물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과천=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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