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불안감에 ‘중국산’ 김치 대신 국산 대체…원가부담 울상

뉴스1

입력 2020-02-12 11:40 수정 2020-02-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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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저도, 손님도 다들 찜찜하니깐 국내산으로 바꿨습니다. 가격이 비싼데도 불안하니 어쩌겠습니까”

서울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의 말이다. 손님들이 김치 원산지를 물어본 후 중국산이라고 하면 이내 젓가락을 내려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는 원가 상승 압박에도 국내산을 쓸 계획이다.

◇ 중국산 김치 부족 아직…손님 불안감에 국산 제공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사태 확산으로 중국 현지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기면서 김치를 포함한 식자재 수급에 빨간불이 커졌다.

당장 식당 자영업자들은 유통업자가 확보한 재고분을 받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만일에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10일부터 중국 공장이 가동됐다면 20일 전후로 국내에 입고된다”며 “아직 기존 재고로 유통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공장 휴업이 연장하면 현지 생산은 불가능하다. 이후 공장을 가동해도 국내 수입까지 열흘 이상 필요한 만큼 수요·공급 불균형은 불가피하다.

자영업자 B씨는 “김치 유통사가 현재 상황과 가격 인상 가능성을 암시했다”며 “김치는 오래 두면 맛이 변해 사재기는 불가능하다”고 걱정했다.

바이러스가 김치 제조 과정에서 침투해도 운송과정이 길어 생존할 가능성은 없다. 다만 손님들은 심리적 불안감 탓에 중국산 식자재 거부감이 크다. 일부 자영업자는 손님이 중국산 식자재 불안감을 표시하자 자구책을 마련했다.

또 다른 식당 사장은 “부모님이 직접 담가 보내준 김치를 손님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국내산으로 바꾼 식당이 제법 있다”고 설명했다.

원가 부담보다 고객 발길 감소를 더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산 김치 가격(10㎏)은 1만원 안팎이다. 국내산은 2∼3배 비싸 손에 쥐는 이익이 줄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자영업자 k씨는 “신종 코로나 확산 이후 손님이 크게 줄어 저녁 장사는 포기한 상황”이라며 “식당 외벽에 김치를 국내산으로 쓰고 있다고 안내문을 걸어놨다”고 답했다.

◇ 대체 불가능 중국산 식자재…급식업체 노심초사

급식업계에서도 식자재 수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춘절 휴무 연장뿐 아니라 물류 이동이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급식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국산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지만 계절적 영향을 받는 일부는 중국산을 쓰고 있다”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식자재는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중국 현지에 공장을 세워 육가공품을 포함한 일부를 들여오고 있다. 중국 정부의 지침에 따라 추가 공장 휴업 가능성을 열어 두고 대비책 찾기에 나섰다.

또 다른 급식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기존 확보한 재고로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며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수입 혹은 국내산 대체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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