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작년에 5000억 썼는데”…ESS 업계, 정부 발표에 ‘당혹’
뉴스1
입력 2020-02-06 15:18 수정 2020-02-0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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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000억원을 국내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화재 관련 비용으로 지출한 LG화학과 삼성SDI가 정부의 ‘배터리 결함’ 지목에 당혹감을 보였다. 양사는 “할 말이 많다”며 이번 정부 조사단의 발표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5건 중 4건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결함’ 지목
6일 ESS 화재사고 조사단은 작년 8월 이후 발생한 5건의 ESS 화재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총 4건의 화재에서 ‘배터리 결함’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중 LG화학의 배터리 결함이 지목된 건은 충남 예산, 경북 군위 화재였다. 삼성SDI의 배터리 결함이 지목된 화재는 강원 평창, 경남 김해 화재였다.
조사단이 지목한 주요 배터리 결함은 ‘배터리 단락으로 추정되는 저전압 및 이상 고온’이다. 저전압과 이상 고온이 4건의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고, 충전상한전압과 방전하한전압 범위 넘을 시 배터리 보호장치 동작 미흡, 제조상의 이상, 분리막·음극판의 갈변·황색반점 발견 등도 배터리 결함을 설명하면서 지목된 내용이다.
조사단은 시스템 운영기록(EMS), 배터리 운영기록(BMS) 분석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다만 경남 하동 화재의 경우 분석결과 배터리는 정상적인 운용상태였던 것으로 지목됐다.
◇LG·삼성 “조사 결과 아쉽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LG화학과 삼성SDI는 아쉬움을 표했다. 양사는 6일 정부 발표 이후 자료를 통해 ESS 화재 원인이 배터리 결함 때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지난 4개월간 자체 실증검사에서 화재가 재현되지 않았고, 조사단에서 발견한 양극 파편과 리튬 석출물, 음극 활물질 돌기, 용융 흔적 등은 일반적인 현상이거나 실험을 통해 화재의 직접적 원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배터리가 화재의 작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조사단이 발표한 배터리는 화재 현장이 아닌 다른 현장의 배터리였고, 큰 전압편차는 배터리 화재 발생 조건이 아니다”며 “평창 화재의 경우 배터리 보호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어 “(평창에서는)조사단이 지적한 저전압, 이상고온, 랙전압 불균형 등의 기록은 화재 발생 당시의 현상 데이터고, 이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화재원인과 무관하다”며 “김해 조사에서 지적된 분리막에서의 황반점과 갈변현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발견된 나트륨은 음극을 만들 때 들어가는 성분이고 구리도 음극 기재의 성분으로 이물에 의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올해 국내 ESS 산업도 ‘올스톱’ 위기
ESS 화재 조사 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이 지목됨에 따라 올해 국내 ESS 산업도 멈춰설 가능성이 커졌다. 작년 하반기 이후로 국내 ESS 산업은 화재 이슈로 성장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특히 ESS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제조하는 LG화학과 삼성SDI는 올해 국내 ESS용 배터리 사업 계획을 잡을 수 없게 됐다. 물론 양사는 해외 ESS용 배터리 시장이 커진다는 점에서 해외에 집중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해외 바이어들도 정부의 이번 조사 결과를 보고 양사에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이의제기를 할 수도 있어 올해 ESS용 배터리 사업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SS 화재의 원인을 배터리 제조사에만 묻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국내 ESS 시장은 단기 보급성과에 치우친 한시적인 지원제도와 시스템 차원의 통합 관리체계 미비, 정책적 일관성 부족에 따른 불확실성 리스크 등이 침체 원인으로 꼽힌다”며 “국민 불안 해소, 산업 현장 활력 회복, 민간 주도의 ESS 산업 생태계 조성이 대안으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국내 ESS 시장은 기가와트시(GWh) 기준으로 2018년 5.6GWh에서 3.7GWh로 34% 감소했다. 반면 세계 시장은 2018년 11.6GWh에서 작년 16GWh로 38% 성장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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