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인데 추천?”…페북·인스타 광고에 소비자 ‘열받네’

뉴스1

입력 2020-02-04 09:04 수정 2020-02-0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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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가 서울 을지로 인근인 김은아씨(36)는 요새 마스크 구하는 것이 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출근하자마자 온라인 쇼핑몰서 마스크를 알아본다. 매번 검색하다 보니 이제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접속만 해도 저절로 추천 광고가 뜰 정도다. 그러나 막상 구매를 위해 사이트에 들어가면 대부분 ‘품절’이다. 낭패를 본 김씨는 한숨과 함께 다시 검색을 시작한다. 그는 “쇼핑몰에 당한 느낌”이라며 “이럴 거면 아예 추천을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맞춤형 광고에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안 그래도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을 구하기 힘든데 광고가 떠서 ‘혹시나’ 하고 클릭을 하면 여전히 ‘품절’ 상태여서다. 사실상 ‘미끼 상품’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티몬, 위메프, 이베이코리아 등 대부분의 이커머스 업체들은 맞춤형 광고를 운영하고 있다.

맞춤형 광고는 사용자의 과거 검색 이력을 파악해 SNS에서 구매할 만한 상품을 노출하는 서비스다. 사용자의 인터넷 사용 기록인 쿠키를 기반으로 추천한다.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검색하면 SNS인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마스크 광고가 뜨는 식이다.

그러나 막상 주문하기 위해 클릭하면 품절인 경우가 많다. 가격도 옵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광고에는 5000원으로 뜨더라도 주문하려고 보면 3000~4000원이 더해져 있다.

결국 소비자는 해당 품목을 주문하기 위해 접속했다가 품절이나 가격을 이유로 빈손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미끼 상품’으로 소비자 ‘기만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서도 ‘상술’이라고 인정했다. 해당 물품이 품절되거나 가격이 달라졌음에도 변동 사항이 바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품절 상품은 내려야 하지만 맞춤형 광고 효과를 위해 그대로 놔두는 것.

고객을 일단 쇼핑몰에 접촉하게 만드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해당 상품 대신 관련 상품 추천을 통해 추가 구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단 고객을 붙잡고 봐야 하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맞춤형 광고의 효과를 부인하기 어렵다”며 “업체로서는 광고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이 얼마나 들어오느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고객을 사이트로 불러들여야 한다”며 “맞춤형 광고를 포기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업체들은 시간 차이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해명했다. 맞춤형 광고는 실시간인데, 내용이 반영되려면 본사 마케팅팀이 영업팀서 데이터를 받아 대행사에 넘겨야 한다. 이 과정의 시간 차이 때문에 허위 광고가 뜰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 효과를 무시할 수 없는 것도 맞지만, 시간과 비용 문제가 있다”며 “데이터 전달 과정서 제대로 반영이 안 돼 생기는 문제”라고 해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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