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디지털금융혁신 선도하는 新모델 창출

김동혁 기자

입력 2020-01-30 03:00 수정 2020-01-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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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 프로세스 구축해 ‘책임운영’
소외계층까지 지원 ‘포용금융’ 구상


‘리셋(Reset)’ ‘리빌드(Rebuild)’.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새해 첫 가치로 내세운 두 단어는 모두 ‘혁신’이라는 골자를 공유한다.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 초기 상태에서 재점검하고, 모든 것을 새롭게 창출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 회장은 “우리에게 2020년은 새로운 10년을 준비할 때”라며 “지금 우리 앞에는 과거 10년과 전혀 다른 모습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소비자들의 가치관 변화와 기술의 발달을 들었다. 김 회장은 “커피 한 잔을 마셔도 공정 무역을 말하는 소비자가 늘어가고 있으며, 스타벅스는 별도의 환전 없이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과 연합해 암호화폐 거래소의 파트너로 참가하고 있다. 단순한 커피회사가 아니라 ‘규제 받지 않는 은행’이 된 셈”이라고 비유했다.

김 회장이 꼽은 리셋의 세 대상은 하나금융의 △사업모델 △업무 프로세스 △내부 인재다. ‘고객의 기쁨’을 넘어 ‘모두의 기쁨’을 의미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그룹의 사업모델과 프로세스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모델 혁신의 방점은 하나금융이 지닌 기존의 강점은 그대로 살리면서 사회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찍혔다. 디지털금융혁신을 선도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나아가 금융소외 계층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금융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김 회장은 국가 혁신성장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봤다. 전 세계적으로는 은행 계좌가 없거나 대출이 어려운 국가의 소외계층까지 지원하는 ‘글로벌 포용금융’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유휴서버를 활용해 클라우딩 기술을 필요로 하는 회사들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 유통기업 ‘아마존’을 수범사례로 꼽았다.

김 회장이 지적한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는 하나금융 내부의 디지털 협업이다. 효율적인 프로세스 구축으로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내부 구성원들이 고객들의 경험과 상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책임 운영’이 가능하다고 봤다. 최근 문제가 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의중이 담겼다.

나아가 내부 구성원들이 일에 몰입하고 서로 소통하는 유연한 인재 ‘금융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아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말하며 고객, 동료와의 소통을 즐기고 일에 흥미를 갖고 몰입할 때 하나금융이 바라는 미래의 인재상에 부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하나금융은 대만과 태국, 베트남에서 국경의 제약 없이 모바일로 자유롭게 송금·결제가 가능한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를 운영했다. 또 ‘하나원큐 신용대출’을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의 고객들을 다수 유치할 만큼 성과를 냈다.

그럼에도 김 회장은 과거 임진왜란의 반성을 담은 ‘징비록’을 언급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슬프고 안타까운 사건을 많이 배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 막연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환경변화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하고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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