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한한령 풀리나”… 호텔-화장품-엔터테인먼트株 기지개

김자현 기자

입력 2020-01-22 03:00 수정 2020-01-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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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진핑 방한 맞춰 교류회복 전망
호텔신라, 작년말보다 10% 올라… 아모레퍼시픽-JYP도 주가 강세
‘미실현 호재’ 신중한 접근 필요… ‘신종 폐렴’ 악재로 작용할수도


최근 중국이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을 해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호텔,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등 한류 관련 종목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한국을 방문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예상되면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경색됐던 한중교류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을 맞이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호텔신라의 주가는 21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10.02%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주가상승의 원동력이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도 같은 기간 9.50% 오르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91% 오른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다.

중국 측의 한국연예인 출연 제한, 외국작품 방영 비중 제한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업종의 주가도 오름세다. 코스닥시장에서 연예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작년 말보다 주가가 8.69% 올랐고, 대형 드라마 제작이 가능한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전용카지노를 운영하는 GKL의 주가도 11.05% 올랐다. 지난해 우수한 실적을 거둔데다 올해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최근 들어 개별 관광객을 중심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한중 관계 개선 전망도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내심 제2의 한류 열풍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6년 800만 명대에서 이듬해 400만 명대까지 떨어졌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600만 명을 넘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시 주석이 방한하고 한한령이 전면적으로 풀린다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입이 늘고 한류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늘어 관련 업계의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중 간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시 주석의 방한에 맞춰 한한령이 완전히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동안 한한령으로 피해를 보았던 게임, 드라마 제작사,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업체, 숙박업체, 화장품 및 면세점 업체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 관련주가 크게 상승한 것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일 뿐 호재가 현실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 시 주석의 방한 일정이 구체적이지 않고, 중국 우한(武漢)지역을 방문한 뒤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이 신종 폐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에 대한 중국 정부 및 중국인들의 스탠스가 개선되고 있지만 전면적인 한한령 해제로 보기는 시기상조”라며 “향후 시 주석 방한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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