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국 딸 부산대 장학금 ‘뇌물’ 판단…“직무 관련성 알았다”

뉴스1

입력 2019-12-31 15:10 수정 2019-12-3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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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2019.12.26/뉴스1 © News1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 일가의 비위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강제수사 착수 126일 만인 31일 조 전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딸 조모씨(28)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니며 받은 장학금 중 일부를 뇌물로 판단했다. 그러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57·구속)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시세보다 싸게 사들인 것과 조 전 장관의 직무 연관성은 없다고 봤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이날 오전 장학금 부정수수 및 사모펀드 비리와 관련해 조 전 장관에 대해 뇌물수수, 청탁금지법 위반, 공직자윤리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4개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조씨의 지도교수였던 노환중 부산의료원 원장에 대해서는 뇌물공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조씨가 받은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에는 노 원장이 조 전 장관에게 주는 뇌물성격이 있다고 판단했다.

조씨가 부산대 의전원에 재학하면서 받은 장학금은 2016~2018년 6학기 동안 학기당 200만원씩 총 1200만원이다. 연달아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조씨가 유일한데다, 조씨가 재학 중 2차례 낙제했는데도 성적과 관계 없이 장학금을 받아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중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취임한 2017년 5월 이후 3학기 동안 지급된 600만원을 뇌물로 규정했다.

수사 과정의 진술 등을 통해 미루어 봤을 때, 노 원장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부산대병원 운영과 자신의 부산대병원장 취임 등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청탁 명목으로 조씨에게 장학금을 줬고 조 전 장관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노 원장은 올해 초 양산부산대병원장직을 연임하며 본원인 부산대병원장 자리에 지원했는데, 부산대병원장의 인사검증은 민정수석이 한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장학금과 관련해 노 원장과 연락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직무 관련성을 알게 된 정황을 확인했다.

여기에 노 원장이 개인적으로 설립한 소천장학회의 장학기금은 모두 소진된 상태였고, 노 원장 개인 자금이 조씨에게 장학금 명목으로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노 원장은 조 전 장관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장학금을 받는 것을 비밀로 해 달라’ ‘다른 학생들이 알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당부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장학금 액수의 총합이 청탁금지법이 정하는 기준을 넘어선다고 보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직무 관련성 등 명목에 관계없이 한 사람으로부터 1번에 100만원, 1년에 300만원을 넘는 금품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정 교수가 지난해 1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36·구속)로부터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의 미공개 정보를 제공받고 주식 12만주를 시세보다 2억4000만원가량 싼 6억원에 산 데 대해서는 공직자윤리법 위반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만 적용했다.

검찰은 당시 조 전 장관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수천만원이 주식을 매입하는 데 이용된 정황은 확인했으나, 조 전 장관의 직무와 주식 구매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조 전 장관은 2017년 5월 민정수석에 임명된 뒤 1개월이 지난 시점까지도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웰스씨앤티·더블유에프엠(WFM) 주식 7만주 실물 등을 백지신탁하거나 처분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8억원 상당의 코링크PE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음을 은폐하기 위해 같은 액수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허위로 재산신고를 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소명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자 차용증 등 자료를 허위로 제출했으며, 2017년 12월과 2018년 12월 재산신고 때도 허위 신고를 반복한 혐의도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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