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B, 유력 인사들이 찾는 ‘서초동의 김앤장’ 건설-부동산-재건축 분야로 영역 확장

신동진 기자

입력 2019-12-30 03:00 수정 2019-12-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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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케이비앤파트너스

엘케이비앤파트너스의 변호사들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옥의 로고 앞에 모였다. 왼쪽부터 임효진 오석현 이덕희 정진열 변호사, 박충근 이영기 대표변호사, 이평희 변호사, 이광범 김수환 김종근 대표변호사, 이현송 변호사, 이화용 김종복 김강대 대표변호사.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서초동 김앤장’으로 불리는 엘케이비앤파트너스(LKB & Partners)의 의뢰인들 중에는 유독 현직 판·검사, 법원·검찰청 직원들이 많다.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판사들은 물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안태근 전 법무부 감찰국장 등 각종 분쟁에 휘말린 법률가들이 자신의 사건을 맡기는 ‘프로가 찾는 프로’인 셈이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과 서울중앙지검 청사 사잇길 정곡빌딩 서관에 위치한 엘케이비는 변호사 50여 명이 소속된 8년차 강소로펌이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 송무국장 등을 역임한 이광범 변호사(60·사법연수원 13기)가 2011년 설립한 법률사무소를 시작으로 실력이 검증된 엘리트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지속적으로 합류하면서 송무(訟務) 분야에서 탁월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 대형로펌이 ‘LKB와 협업’ 먼저 제안

대형로펌도 아닌데 재벌총수, 정관계 유력인사들의 사건이 몰리는 이유는 탄탄한 맨파워가 그대로 투영된 서면·변론의 품질 때문이다. 대부분 법원 검찰에서 20∼30년 몸담았던 대표변호사들이 직접 서면이나 변론을 맡는다. 지난해 엘케이비에 합류한 이화용 대표변호사(전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는 “대표들이 밤새워 서면을 쓰는 경우가 많다. 충혈된 눈으로 동료들을 만나면 ‘이러려고 변호사 했나’는 쉰소리가 절로 나온다”며 웃었다.

대형로펌들이 엘케이비에 먼저 협업하자며 손을 내미는 경우도 많다. 대형로펌을 선임한 의뢰인이 소송진행 과정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 이후 상급심 과정에서 먼저 엘케이비와의 협업을 역추천한다는 것이다.

1심에서 패소한 판결을 상급심에서 뒤집는 사례가 늘면서 ‘구원투수’라는 별명도 생겼다.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법정구속을 당했던 롯데 신동빈 회장 사건이 대표적이다. 국내 1위 로펌 김앤장이 맡았던 사건에서 항소심부터 엘케이비가 합류하면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수사단계부터 대형로펌을 선임했던 한 기업인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엘케이비의 도움으로 만족스런 결과를 얻은 뒤 아예 엘케이비에 단독 수임을 맡기고, 원래 수임하던 로펌엔 다른 임원들 사건들만 맡긴 경우도 있었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도 엘케이비 내부에서는 ‘대목’으로 보고 있다. 직위가 상실될 처지에 놓인 정치인들에 대해 무죄나 직위유지가 가능한 형량을 잇달아 받아내면서 지역 정가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 캠프의 공보 책임자들은 상대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엘케이비가 선임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재수 춘천시장, 백군기 용인시장 등 사건도 엘케이비가 맡아 직위 유지형인 벌금 90만 원 선고를 이끌어냈다.


○ 검찰, 자문 등 보강-신분야 개척

엘케이비는 최근 검찰 및 경찰 수사 대응팀을 대폭 보강했다. 서울북부지검장 출신인 임권수(61·16기), 국정농단 특검보 출신 박충근(63·17기), 광주지검 차장검사 출신 김희준 대표변호사(52·22기) 외에 작년과 올해만 이영기(전 서울고검 감찰부장) 장인종(전 법무부 감찰관) 김수환(전 수원지검 부부장 검사) 대표변호사 등 검사 출신만 5명을 새로 영입했다. 수사 초기부터 형사사건 전 과정을 커버하는 올인원 법률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영기 대표는 “수사, 재판, 형집행 과정을 각각 따로 수임하게 되면 의뢰인도 불편하지만 변호인들도 사건 이해도 측면에서 한계가 생긴다”면서 “전체적으로 스크린할 때 성공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송무 분야 뿐 아니라 건설·부동산·재건축 등 자문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 주식상장, 암호화폐 분야 등 자본시장 관련 자문 업무를 강화하고, 공정거래위원회 규제 분야인 기업의 불공정 거래행위 관련 자문 역량도 키우고 있다.

회계나 금융전문가 등 인재영입도 확대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 파견 경험이 있는 판검사 출신을 3명 보강하기도 했다.

김강대 대표변호사(전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엘케이비는 검사장 고법부장판사 등 선배 법조인들부터 허리를 맡는 차장검사, 부장판사 출신, 막 입사한 로스쿨 변호사들까지 신구 조화가 잘돼 있어 각각 역할에 맞는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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