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눌렀더니 전셋값 솟았다

이새샘 기자

입력 2019-12-27 03:00:00 수정 2019-12-2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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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억제 12·16대책 ‘풍선효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0.2%→0.1%
전셋값은 4년만에 최고폭 0.23%↑… 매매 포기하고 전세 수요 급증한 탓


12·16부동산대책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학 입시제도 개편 등으로 오르는 추세였는데, 12·16부동산대책이 상승세에 불을 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파트 담보대출 금지 및 제한으로 서울 인기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전주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2월 넷째 주(2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일주일 전에 비해 0.23%나 올랐다. 2015년 11월 넷째 주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서울 전셋값은 올해 7월 상승세로 돌아선 뒤 오름폭이 커지던 중이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3%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인기 학군이 있는 지역으로 평가받는 강남구(0.52%)와 양천구(0.56%)의 오름폭이 컸다. 한국감정원 측은 “새 학기 시작 전 이사철이 다가오는 데다 인기 학군으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주간 동향에서 서울 인기 지역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체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로 전주(0.2%) 대비 절반 수준이었다.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등 강남 4구의 상승률도 0.1%로 전주(0.33%)보다 오름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시세 9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와 시세 15억 원 이상 아파트 담보대출 금지를 앞세운 12·16부동산대책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9억 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다른 지역의 상승세는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커졌다. 도심과 거리가 가깝거나 학군이 형성돼 있는 서울 노원구(0.08%), 강북구(0.08%), 동대문구(0.06%)는 상승폭을 유지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경기 수원시 팔달구는 지난주 0.12%였던 상승률이 0.52%로 대폭 커졌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출 규제 등을 통해 부동산 거래 자체를 억제하는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전세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창무 한양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의 거래 억제 정책으로는 아파트를 매매할 사람들이 전세로 눌러앉아 대기하는 수요를 늘릴 수밖에 없다”며 “정부 규제로 시장에 동맥경화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부담이 전세로 전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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